기차타고 가볼만한 추천 여행지, 정동진

다가오는 여름 휴가에 기차를 타고 정동진, 강릉에서 무더위를

김지윤 | 기사입력 2014/06/27 [16:57]

기차타고 가볼만한 추천 여행지, 정동진

다가오는 여름 휴가에 기차를 타고 정동진, 강릉에서 무더위를

김지윤 | 입력 : 2014/06/27 [16:57]
기차여행은 늘 설렌다. 서울 청량리에서 영동선을 타고 도착한 곳은 정동진. 낭만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정동진역 주변을 다니다보면 어느 덧 해가 뉘엿뉘엿 기운다. 다가오는 여름 휴가에 기차를 타고 정동진, 강릉에서 무더위를 피하면 어떨까.


서울에서 정동진이나 강릉까지 기차로 가기엔 사실 많은 인내심을 요한다. 무려 5시간 넘게 무궁화호에 몸을 맡겨야 하니 말이다. 기차를 타고 동해를 보러가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여유’를 가져야 한다. 편안한 복장도 필수다. ‘정동진’ 하면 드라마 ‘모래시계’다. 90년대 중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 드라마에서 정동진이 등장하면서 이후 수많은 인파가 정동진에 몰렸다.

▲ 정동진해변 _ 강릉시청    

또한 서울 광화문에서 정 동쪽에 자리했기 때문에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매년 12월 31일 ‘새해 해돋이’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정동진을 찾는 이유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정동진이 새로운 관광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정동진역은 자그마한 간이역이다. 간이역에 들어가기 위해 500원이 필요하다. 승차를 위한 이용객보다 역을 구경하러 온 관람객이 더 많아지면서 관광지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지난해 17만 명이 넘는 인파가 입장권(500원)을 끊고 역내를 관광했다. 정동진역 안에는 드라마 ‘모래시계’에 등장했던 ‘고현정 소나무’, 신봉승 시인의 정동진 시비,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 기념물 등이 있다.


코레일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체험 관광 ‘레일바이크’가 있다. 운행구간은 ‘모래시계공원~정동진역~바람 안은 마당’으로 왕복 5㎞의 거리다. 2인용 20대, 4인용 30대로 총 50대의 바이크가 있다. 4인용의 경우 손과 발을 겸용할 수 있어 다리가 불편한 이들도 레일바이크를 운행할 수 있다. 정동진 해변을 따라 레일이 놓여 있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다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정동진박물관, 시계 역사 한눈에 보다, 정동진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기차 한 대가 멈춰있다. 무지개색을 입은 기차에 ‘정동진박물관’이란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8칸의 기차에 시계의 역사가 고스란히 있다. 고대의 모래, 물, 향시계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 아시아의 다양한 시계, 타이타닉호의 침몰 당시 시간을 알려주는 세계 유일의 회중시계 등 다양한 시계가 전시됐다.

▲ 강릉 모정탑   

최승운 관장은 “정동진은 대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라며 “시간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지역에서 시간과 시계를 위한 박물관이 있다는 것은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박물관 앞에 거대한 모래시계와 최 관장이 직접 설계한 해시계가 있다. 최 관장은 현재 물시계를 구상하고 있어 “정동진박물관이 세계적인 시계, 시간박물관으로 손색없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차 안에서 동해를 보다, 정동진에서 차로 40분을 달리면 속초가 나온다. 속초역에서 강릉행 바다열차를 탔다. 목적지는 정동진이다. 2007년 7월에 처음 개통된 바다열차는 지난 2012년 ‘기차 타고 가고 싶은 곳’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싱가포르 여행객이 가장 가보고 싶은 한국 여행으로도 바다열차 여행이 꼽혀 새로운 여행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바다열차는 객실이 4칸이며, 1·2호칸은 각각 30석, 36석이며, 3호칸은 가족석으로 24석이다. 4호칸은 단체여행객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으로 42석이 있다.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잠수함을 연상시키는 장식과 고급스러운 요트, 역동적인 돌고래 등으로 꾸며졌다.

바다열차는 삼척행, 강릉행이 있으며 중간에 정동진, 묵호, 동해, 추암, 삼척해변에서 정차한다. 아쉽게도 팸투어 날인 지난 19일, 날씨가 흐려 옥빛의 동해를 볼 수 없었다. 상상으로나마 옥빛 동해를 상상하니 바다열차 여행에 흥을 더했다. 여기에 여행 팁은 정동진~강릉역 구간의 풍경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솔향 타고 전통·현대 느끼다, 강릉의 옛 이름인 하슬라. 입안에서 또르르 굴러가는 세련된 이름이다. 하슬라에 미술작품을 더해 ‘하슬라 아트월드’다. 조각공원이자 미술관으로 조성된 이곳은 역동적인 예술관이다. 미술관이 탁 트인 바다와 잘 어울린다. 설립자가 조감도에 신경을 썼다는 게 느껴진다.

▲ 하슬라아트월드  

작품과 주변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하나의 거대한 작품이 되는 이곳에선 눈과 마음이 호강한다. 박신정 관장은 “‘예술가에 의해 만들어진 강릉의 예술정원’이라는 테마로 만들어진 하슬라 아트월드는 예술가가 서로 소통하는 장이자 대중과 어린이들이 체험하는 교육의 장으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하슬라아트월드 

이 외에도 강릉엔 볼거리가 많다. 세계문화유네스코에 등재된 단오제뿐만 아니라, 경포대, 신사임당 생가, 허난설헌 생가, 어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모정탑, 경포 8경(녹두일출, 죽도명월, 강문어화, 초당취연, 홍장야우, 증봉낙조, 환선취적, 한송모종), 바우길, 커피거리 등이 있다.

▲ 경포대가시연습지   

또한 반세기 만에 부활한 가시연이 있는 ‘경포가시연 습지’를 내세워 시는 ‘청정 강릉’을 표방한다. 이와 더불어 저탄소 녹색시범도시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통에 새로운 기술과 이야기를 접목한 관광도시 강릉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