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원도심의 숨은 보물, 가가책방의 무인 책방 여정 ⑤

가가책방, 불편함 속에서 피어나는 자유로운 독서

이성훈 | 기사입력 2025/08/01 [05:50]

공주 원도심의 숨은 보물, 가가책방의 무인 책방 여정 ⑤

가가책방, 불편함 속에서 피어나는 자유로운 독서

이성훈 | 입력 : 2025/08/01 [05:50]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충남 공주 원도심, 제민천변 골목길에 자리한 가가책방은 간판도, 주인도 없는 독특한 공간이다. 낡은 밥상 위 ‘가가책방’이라는 글씨와 잠긴 철제문만이 방문자를 맞는다. 이곳은 손님이 직접 문을 열고, 조명을 켜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무인 책방이다.

 

불편함으로 시작되는 이 여정이 묘하게 즐거운 경험으로 이어진다. 공주의 시간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쌓인 이곳에서, 책과 함께 나만의 시간을 찾아 떠나보았다. 즐기는듯했다. 메모지를 들추며 의도치 않게 감춰진 스위치를 찾아내는 것부터 잘 짜인 방탈출 게임을 하는 느낌이다. 

 

▲ 가가책방에 방문한 공주여행중인 자매 _ 한국관광공사

 

문을 여는 모험, 가가책방에 들어서려면 먼저 문에 적힌 번호로 전화해 비밀번호를 받아야 한다. 자물쇠를 열고 들어가면 스케치북에 적힌 이용 방법이 방문자를 안내한다. 조명과 에어컨을 켜는 것부터 책 구매, 방명록 작성까지 모든 과정이 손님의 몫이다. 마치 방탈출 게임처럼 숨겨진 스위치를 찾는 재미가 있다. 2019년 문을 연 이곳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무인 운영을 시작했으며, 이 실험은 놀랍게도 성공적이었다.

 

▲ 메모를 남겨보는 관광객

 

손님들이 만든 책방 메모서가의 이야기, 가가책방의 매력은 방문자들이 남긴 메모서가에 있다. 초창기 방명록은 공주시 삼행시 이벤트로 엽서와 메모지로 확장되었고, 이제는 손님들의 인생사와 그림, 심지어 블루투스 연결법까지 담긴 독특한 기록의 공간이 되었다. 누군가의 자서전 한 페이지를 읽는 듯한 메모들은 책만큼이나 깊은 울림을 준다. 이곳에 CCTV가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책방지기 서동민 대표는 사람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공간을 열어둔다. 손님들은 불편함을 개선하라는 요구 대신, 이 공간의 ‘오랜 새로움’을 지키자는 데 동의한다.

 

▲ 서동민 책방지기

 

책방지기의 철학, 서동민 대표는 공주로 이주해 버려진 가구와 물건을 모아 책방을 꾸몄다. 낡은 풍금, 부서진 의자 등받이로 만든 책상, 폐쇄된 중국집의 가구까지, 공주의 시간을 담은 인테리어는 ‘가가호호’라는 이름처럼 편안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책방지기는 과거 책 큐레이터로 일하며 쌓은 안목으로 고전문학, 인문학, 역사서 등 양서를 채워 넣었다. 판매보다 사람과 이야기를 잇는 공간을 지향하며, 수익은 책방 유지에만 쓰인다. 2020년부터 도입된 5,000원 입장료는 손님들의 제안으로 생겼으며, “좋았다면” 내달라는 단서가 붙는다. 새벽 2~3시에 입금되는 입장료는 이곳이 주는 감동의 증거다.

 

▲ 책방가득 메모를 들여다보는 관광객

 

가가책방은 24시간 이용 가능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의가 가능하다. 주말이면 SNS를 통해 공주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이곳은 방문객들로 북적일 때도 있다. 서 대표는 손님들이 편히 머물 수 있도록 새로운 운영 방식을 고민 중이다. 책방 한 블록 거리에는 블루프린트북, 느리게, 책방 등 다른 무인 책방들이 제민천변을 따라 이어진다. 이들 책방 역시 자율적인 독서와 구매를 통해 지역의 감성을 전하며, 공주 원도심을 책방 투어의 매력적인 목적지로 만든다.

 

가가책방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 속에서 자유와 신뢰를 발견하는 곳이다. 손님들이 남긴 메모, 재활용된 가구, 양서로 가득한 서가는 공주의 시간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기대 없이 찾아가 책을 읽고, 메모를 남기고, 불을 끄고 나오는 그 순간, 마음속 편안함이 조용히 피어난다. 공주 원도심의 골목길에서 가가책방과 함께 나만의 책방 여정을 시작해보자.

  

○ 당일여행 : 가가책방 → 블루프린트북 → 나태주풀꽃문학관 → 공산성

 

○ 1박 2일 여행 : 첫날_가가책방 → 블루프린트북 → 나태주풀꽃문학관 → 공산성 / 둘째날_국립공주박물관 → 공주한옥마을 →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 관련 웹 사이트 

 - 공주 문화관광 https://www.gongju.go.kr/tour/

 - 국립공주박물관 gongju.museum.go.kr

 - 나태주풀꽃문학관 http://www.gjliterary.org/

 - 블루프린트북 https://www.instagram.com/blueprint_book/

 - 공주한옥마을 https://www.gongju.go.kr/hanok/

 

○ 문의

 - 공주시 관광과 041-840-8381

 - 가가책방 010-9403-4982

 - 블루프린트북 0507-1363-6163

 - 국립공주박물관 0507-1401-6300

 - 나태주풀꽃문학관 0507-1379-2708

  

○ 주변 볼거리 : 충청남도역사박물관, (구)공주읍사무소, 공주책공방북아트센터 / 관광공사_자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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