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한지 마을을 찾아서 고창군, 운곡 이주민 삶 기록한 책 펴내
고창군, 운곡습지 수몰민 구술집 운곡을 기억하다 발간
강성현 | 입력 : 2026/01/02 [08:49]
[이트레블뉴스=강성현 기자] 세계적인 생태 관광지인 고창 운곡람사르습지. 화려한 자연경관 이면에 숨겨진 수몰민들의 애환과 삶의 기록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고창군과 고창군생태관광주민사회적협동조합은 1980년대 초 저수지 조성으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이주민들의 구술 기록집 운곡을 기억하다, 기록하다를 발간했다.
이번 기록집은 영광원자력발전소 냉각수 공급을 위한 운곡저수지 축조 당시 수몰된 용계, 용암, 신촌 등 9개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360여 명의 주민은 대를 이어온 삶의 터전을 내어주고 흩어졌다. 주민들이 떠나고 인적이 끊긴 자리는 역설적으로 자연이 회복되며 현재의 거대한 습지 생태계를 이뤘지만, 그 밑에는 주민들의 기억이 고스란히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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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곡습지마을 이주민 구술기록집 ‘운곡을 기억하다, 기록하다’ 발간 _ 고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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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주인공은 이제 80순을 넘긴 박영수, 조정임, 박점례 할머니 세 분이다. 지난 4월부터 약 9개월간 30여 차례 진행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시집살이의 고단함과 자녀 교육, 그리고 정든 고향을 등져야 했던 이주의 슬픔을 생생한 전라도 사투리 그대로 기록했다. 수몰민 박점례 할머니는 물속에 잠겨 갈 수 없는 고향 길이 책으로 기록되어 감개무량하다며 소회를 전했다.
특히 이번 기록집은 운곡습지만의 독특한 산업이었던 한지 문화를 세밀하게 복원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 오베이골의 맑은 물과 닥나무를 이용해 종이를 뜨던 마을 공장들과 주민들의 품앗이 풍경은 인근 지역과 차별화되는 운곡만의 고유한 공동체 문화를 보여준다.
고창군은 이번 발간이 단순한 회고록을 넘어, 운곡습지 생태 관광에 인문학적 깊이를 더하는 중요한 문화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창군수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했던 운곡의 역사를 기록하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수몰된 마을의 이야기가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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