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행복공장, 나를 찾아가는 24시간의 여정 ③

교도소 독방 같은 공간에서 잠시 쉬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고

이성훈 | 기사입력 2025/08/01 [03:43]

홍천 행복공장, 나를 찾아가는 24시간의 여정 ③

교도소 독방 같은 공간에서 잠시 쉬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고

이성훈 | 입력 : 2025/08/01 [03:43]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강원도 홍천의 푸른 산야를 따라 달리다 보면 ‘행복공장’이라는 독특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다. 설립자 고 권용석씨가 꿈꾼, 세상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실험의 장이다. 검사와 변호사로 바쁜 삶을 살던 그는 교도소 독방 같은 공간에서 잠시 쉬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고, 그 생각은 1.5평 남짓한 독방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나를 만나는 하루, 독방 24시간’ 프로그램으로 구현되었다.

 

▲ 독방에서 하루를 보내는 이색 체험 _ 한국관광공사

 

행복공장은 권용석씨와 연극인인 아내 노지향 원장이 함께 설립했다. 권씨는 책 꽃 지기 전에에서 이렇게 썼다. “행복공장을 왜 하냐구요? / 제가 행복하지 않아서 /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 다들 수심이 가득해 보여서 / 행복하지 않은 내가 너를 물들일 것 같아서 / 행복하지 않는 너에게 내가 물들 것 같아서 / 행복으로 물들이는 너와 내가 되고 싶어서 / 그래서 오늘도 행복공장을 합니다.”  

 

2022년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권씨의 뜻을 이어, 행복공장은 여전히 성찰과 나눔을 통해 행복의 의미를 탐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독방이 있는 수련동 입구

 

‘나를 만나는 하루, 독방 24시간’은 행복공장을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이다. 오전 10시 30분, 방문자센터에서 시작되는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참가자들이 각자의 참여 동기를 공유한다. 맞벌이로 아이를 키우는 30대 아빠, 부부 문제로 고민했던 50대 여성, 자식들이 떠난 후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50대 여성 등 다양한 사연이 오간다.

 

▲ 독방이 있는 수련동

 

점심 식사와 강변 산책 후, 참가자들은 수련동 건물로 이동한다. ‘내 안의 감옥’이라는 문구가 적힌 철문을 지나 1.5평 독방으로 들어간다. 방 안에는 좌식 탁자, 요가 매트, 다기 세트, 작은 세면대 등이 알차게 배치되어 있다. 스마트폰과 시계는 반납하고, 싱잉볼 소리가 하루의 일정을 알린다.

 

▲ 배식구를 통해 받는 식사

 

독방에 들어서면 예상치 못한 홀가분함이 밀려온다. 좁은 공간에 갇혔지만, 오히려 마음의 자유를 찾는 역설적인 경험이다. 책을 읽거나 창밖 구름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방명록에 적힌 타인의 고민과 응원을 읽는다. 저녁에는 과일과 떡, 선식으로 구성된 간소한 도시락이 제공되며, 이는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기 위한 배려다.

 

▲ 오롯이 나와 만나는 시간

 

새벽 6시, 오르골 소리와 함께 절 명상이 시작된다. 백여덟 가지 의미를 담은 절을 따라가며 자신과 삶을 돌아본다. 아침 도시락 후, ‘가석방 증명서’를 받고 일상으로 돌아온다. 이 증명서에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 나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삶”을 살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 창을 통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홍천을 방문했다면 무궁화 테마 여행도 추천한다. 홍천은 대한민국 무궁화의 메카로, 무궁화수목원과 무궁화테마파크가 대표적이다. 무궁화수목원은 독립운동가 남궁억 선생을 기리며 설립된 곳으로, 무궁화 품종원과 미로원, 숲속도서관 등을 갖췄다. 약 5km 떨어진 무궁화테마파크는 황톳길과 무장애나눔길이 조성된 힐링 공간으로, 자연 속에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 프로그램을 마치면 가석방 증명서를 수여한다

 

행복공장은 단순한 쉼터가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곳이다. 고독 속에서 나를 만나고, 자연과 함께 숨 쉬며, 작은 공간에서 큰 깨달음을 얻는다. 홍천의 맑은 공기와 무궁화의 향기를 느끼며, 당신도 이곳에서 행복의 열쇠를 찾아보길 바란다.

  

○ 1박 2일 여행 : 첫날_행복공장 ‘나를 만나는 하루, 독방 24시간’ 체험 프로그램 / 둘째날_행복공장→무궁화테마파크→무궁화수목원

 

○ 체험 : 행복공장 ‘나를 만나는 하루, 독방 24시간’ 체험 프로그램

 - 위치: 강원 홍천군 남면 남노일로 674

 - 문의: 02-6084-1016

 - 운영일정: 매월 첫째 주 토·일요일(사정에 따라 변동 가능) 

 - 체험료: 1박 2일 기준 150,000원 / www.happitory.org

 

○ 관련 웹 사이트

 - 홍천군 문화관광 www.hongcheon.go.kr/tour

 - 무궁화수목원 www.hongcheon.go.kr/mugunghwa

 

○ 문의 

 - 홍천군 관광문화과 033-430-2471

 - 무궁화수목원 033-430-2775 

  

○ 주변 볼거리 : 홍천전통시장, 팔봉산, 수타사 등 / 관광공사_자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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