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대(竹)’ 피서, 구례 섬진강대숲길

전남 구례군 구례읍 산업로 섬진강 곁의 대숲 사이로

이성훈 | 기사입력 2023/08/07 [06:17]

8월의 ‘대(竹)’ 피서, 구례 섬진강대숲길

전남 구례군 구례읍 산업로 섬진강 곁의 대숲 사이로

이성훈 | 입력 : 2023/08/07 [06:17]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섬진강 곁의 대숲 사이로 첫걸음을 뗀다. 곧장 신석정 시인의 〈대숲에 서서〉가 보인다. 첫 연은 이렇게 시작한다. “대숲으로 간다. / 대숲으로 간다. / 한사코 성근 대숲으로 간다.” 대나무는 잎보다 줄기가 먼저다.

 

▲ 섬진강대숲길과 섬진강, 지리산이 어우러진 풍경

 

무성한 잎의 푸름보다 한사코 제 몸의 곧음으로 말을 건다. 그래서 대나무 한두 그루는 성글지만, 무리 지은 대숲은 조밀하고 단단해서 여름 볕을 거뜬히 피할 수 있다. 그 기개가 시인에게는 “기척 없이 서서 나도 대같이 살”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했을 테다.

 

▲ 구례 데이트코스로도 인기 있는 섬진강대숲길

 

구례에 내려 당장 섬진강대숲길부터 찾아도 좋겠다. KTX 구례구역에서 약 3.3km 거리고, 구례 읍내에 있는 구례공영버스터미널에서도 3km가 안 돼 대중교통으로 닿기에 수월하다. 자가용 이용자는 구례섬진강대숲길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굴다리를 지난다. 주차장과 섬진강 사이 짧은 단절감이 살짝 설렘을 안기고, 끝에서 다른 세상이 열린다.

 

▲ 대숲을 보며 멍하니 있기 좋은 섬진강대숲길 벤치

 

굴다리를 벗어나면 정자 쉼터와 섬진강, 그 너머 오산이 반긴다. 섬진강대숲길은 왼쪽이다. 대숲 하면 담양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구례 대숲은 담양과 다른 매력으로 반짝인다. 섬진강과 나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섬진강 물길 따라 대숲 뒤 먼발치로 지리산이 물결친다. 구례가 자랑하는 풍경이 한데 모인 셈이다. 섬진강대숲길에 첫발을 디딜 때, 그 숲은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구례가 아껴둔 비밀의 정원이기도 하다.

 

▲ 대숲에서 바라본 하늘

 

실제로 대숲이 들어선 사연은 섬진강과 무관하지 않다. 일제강점기 이 일대에서 사금 채취가 무분별하고 횡행했다. 섬진강 금모래가 유실되고 이를 안타까워한 마을 주민 김수곤 씨가 강변 모래밭을 지키기 위해 대나무를 심은 게 섬진강대숲길의 시작이다.

 

▲ 각자의 방법으로 즐기는 섬진강대숲길

 

섬진강대숲길은 정자 쉼터가 있는 초입에서 편도 약 600m 구간이다. 섬진강 물길을 따라 곡선을 그리며 이어진다. 길은 평지에 가깝지만 약간 경사가 있어 대숲의 소실점이 조금씩 변하며 율동을 만든다. 몇 걸음 떼지 않아 신기하게도 섬진강이 잊히는데, 대숲은 그저 섬진강에 기댄 숲이 아니라는 듯 제 목소리를 낸다.

 

▲ 섬진강대숲길 입구에 있는 해충기피제자동분사기

 

신석정 시인처럼 “나도 대같이 살”고 싶어 대숲에 오진 않았지만, 섬진강대숲길에 서니 시인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다. 어느새 땡볕이 사라지고 마디마디 곧은 대나무 줄기가 무리 지어 그늘을 드리운다. 대숲의 음영은 활엽수 그늘과 달라, 수평으로 넓기보다 수직으로 깊다. 절로 고개를 들고 시선은 높고 먼 데를 향한다.

 

▲ 사성암에서 본 섬진강대숲길과 구례읍 전경


섬진강대숲길에 벤치가 많은 건 숨이 차거나 다리가 아픈 이를 위함이라기보다, 거기 앉아 대나무로 빼곡한 숲을 바라보라는 뜻이다. 초록 선이 빗살처럼 가득한 대숲은 짙은 초록이 마음을 씻는다. 봄이나 가을이었다면 슬며시 부는 강바람이 ‘솨~’ 하며 숲의 일렁임을 만들었겠지만, 여름의 대숲은 그 요동 없음이 대나무의 오롯한 멋을 뽐낸다.

 

▲ 섬진강대숲길의 그네 포토존

 

포토 존도 여럿이다. 중간 지점에 섬진강 쪽으로 뻗은 샛길이 있고, 섬진강대숲길 경계 즈음에 그네가 놓였다. 실루엣을 ‘셀피’로 담기 좋은 자리다. 섬진강 풍경을 한 걸음 가까이에서 맞을 수 있고, 섬진강과 무척교와 지리산이 어우러진 전망을 감상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 야간 조명이 들어오는 보름달 포토 존    

 

‘별빛 프로젝트’는 섬진강대숲길을 밤에 한 번 더 찾게 만드는 요인이다. 어둠이 내린 숲은 무지갯빛으로 변신하고, 사방에서 반짝이는 반딧불이 조명은 신비롭기 그지없다. 초입에는 초승달, 안쪽에는 보름달 포토 존에서 낮에 이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야간 조명은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때 들어온다. 여름 대숲은 모기 걱정이 앞선다. 섬진강대숲길 입구에 해충 기피제 자동 분사기가 있다. 정자 쉼터 인근 대형 카페는 잠시 쉬었다 가기 적당하다.

 

▲ 색색 조명으로 물든 섬진강대숲길   

 

섬진강대숲길 강 건너편으로 오산이 보인다. 정상부에 자리한 사성암(명승)은 고승 네 명(의상, 원효, 도선, 진각국사)이 수도했다 해 그리 불린다. 절벽 위에 당당한 유리광전이 강렬한 첫인상이다. 산왕전(산신각) 옆 도선굴 역시 거대한 바위틈이 경이롭다.

 

▲ 섬진강대숲길의 고보라이트(그림자조명)

 

전망도 사성암의 자랑이다. 동쪽으로 섬진강과 구례읍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북쪽으로 굽이치는 지리산 연봉이 한 차례 더 감탄을 자아낸다. 그만큼 해발고도가 높다. 차로 갈 수 있지만, 사성암관광지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게 편하다. 버스로 10~15분 이동한다.

 

▲ 사성암 유리광전

 

신라 때 창건한 천은사(전남문화재자료)는 구례 화엄사, 하동 쌍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로 꼽힌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방영 후에는 홍예교 위의 수홍루가 인기다. 천왕문 지나 처음 보이는 보제루는 열린 공간으로 누각 안에서 편히 쉴 수 있다.

 

▲ 천은사 보제루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든 천은사상생의길&소나무숲길도 빼놓을 수 없다. 상생의길은 천은사 문화재 관람료 폐지를 계기로 2020년 조성했다. 3개 구간(나눔길, 보듬길, 누림길) 총 3.3km다. 천은저수지와 수홍로 등을 포함하고, 누림길은 무장애 탐방로다. 수령 300년 된 노송 곁을 지나는 소나무숲길 역시 운치 있다.

 

▲ 천은사 상생의길 누림길

 

천개의향나무숲은 안재명·진가경 부부가 10년 남짓 가꿔온 숲이다. 이름처럼 다채로운 향나무가 매혹한다. 늘보정원, 향기정원 등 주제 정원과 향나무숲길 등으로 구성된다. 향나무 외에도 보고 즐길 거리가 많다.

 

▲ 천개의향나무숲 향나무터널

 

향나무숲길 옆에는 계절마다 꽃이 만발하고 깨솔솔오두막, 숲의조각, 부엉이다락 등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오두막과 예술품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카페를 겸한 숍에서 음료를 주문하거나 피크닉 세트를 대여해 숲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천개의향나무숲은 목~일요일에 운영하며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반려동물 5000원이다.

 

▲ 천개의향나무숲 깨솔솔오두막 모습

 

○ 당일여행 : 풍경여행_섬진강대숲길→사성암→천개의향나무숲 / 촬영지여행_섬진강대숲길→쌍산재→천은사상생의길&소나무숲길

 

○ 1박 2일 여행 : 첫날_섬진강대숲길→사성암→쌍산재→운조루 / 둘째날_천개의향나무숲→천은사상생의길&소나무숲길

 

○ 관련 웹 사이트

 - 구례여행 https://gurye.go.kr/tour

 - 천은사 www.choneunsa.org

 - 천개의향나무숲 https://jkjmtree.modoo.at

 

○ 문의

 - 구례군청 관광정책팀 061-780-2227

 - 사성암 061-781-4544

 - 천은사 061-781-4800

 - 천개의향나무숲 061-783-1004

  

○ 주변 볼거리 : 화엄사, 수락폭포, 지리산치즈랜드, 연곡사, 한국압화박물관 / 관광공사_사진제공

전남 구례군 구례읍 원방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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