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여서완 시인의 '북한산'

서울을 아우르는 뿌리…범접할 수 없는 시원의 역사

장건섭 | 기사입력 2021/09/23 [00:39]

[詩가 있는 아침] 여서완 시인의 '북한산'

서울을 아우르는 뿌리…범접할 수 없는 시원의 역사

장건섭 | 입력 : 2021/09/23 [00:39]

[이트레블뉴스=장건섭 기자]

 

▲ 한반도 서부, 서울과 경기도 북부에 솟아있는 명산 북한산 전경. 높이는 835.6m로 서울시 주변에서 가장 높으며, 주봉인 백운대를 중심으로 북쪽 인수봉과 남쪽 만경대의 3봉이 삼각형으로 놓여 있어 삼각산이라고도 한다. 북서쪽 능선에는 조선 숙종대에 쌓은 북한산성이 있으며, 대동문·대서문·대남문·대성문·보국문 등이 남아있다. 화계사를 비롯해 유서 깊은 사찰들과 많은 유물·유적이 있다. 1983년 북한산과 도봉산 일대 78.5㎢가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 장건섭

 

 

북한산

- 여서완 시인

 

북한산에 척추가 있다면

백운대 아래 굵은 바위이리라

땅 속 깊이 다리를 박고 있는

엉덩이쯤 되는 바위 밑동을 안았다

꿈쩍도 하지 않는 한민족의 거대한 역사가

뿌리로 버티어 서서 일어나 도약하라 힘을 준다

단숨에 백운대 정수리 위로 올랐다

서쪽으로 넘어가던 태양이 태극기에 걸려

내 시선을 붙든다

사방으로 넘실거리며 뻗은 손이 잡고 있는

능선으로 연결된 봉우리들

거대한 바위 얽힌 서울을 아우르는 뿌리

세계로 뻗어 가는 우리들의 뿌리

범접할 수 없는 시원의 역사가 우리에게 있었다

 

북한산 백운대 뿌리를 꽉 안았다

인수봉보다 거대한 바위가 한 아름에 안긴다

서울을 다 안은 거였다

안고 있는 내가 커지는 시간이다

바위의 뿌리에 선 날

북한산이 나를 감싸 안았다

 

■ 시작노트

북한산 자락에 살고 있다. 북한산 탕춘대길을 맨발로 자주 걷는다. 벗은 신발 지팡이에 둘러메고 맨땅과 하나될 때 날것들 말투로 돌 알갱이들 발바닥에 말 건다. 처음에는 어색한 듯 살가죽이 낯설어하다가 조금 익숙해지니 발가락도 조잘대며 까르륵댄다. 태초의 지구 어머니 마고의 언어다. 비로소 나도 북한산 자락에 연결된 무수한 생명들 중 하나 되었다. 지구와의 입맞춤 어씽(Earthing)…

나는 오늘도 북한산을 오른다.

 

▲ 여서완 시인  © 장건섭

 

■ 여서완 시인

본명 : 여현순. 시인이며 소설가이다. 사진작가이며 여행작가이기도 하다. 시집으로는 '태양의 알', '영혼의 속살', '하늘 두레박', '사랑이 되라' 外 다수가 있으며, 현재 '여행문화' 기획위원이며 조인컴 대표 컨설턴트로 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산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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