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품에 안겨 사는 스위스 사람들의 이야기 ④

하루에도 몇 번씩 평생 5,000번이나 같은 산을 오른 사나이

이성훈 | 기사입력 2020/05/08 [01:15]

자연의 품에 안겨 사는 스위스 사람들의 이야기 ④

하루에도 몇 번씩 평생 5,000번이나 같은 산을 오른 사나이

이성훈 | 입력 : 2020/05/08 [01:15]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지그재그 커브 길이 재미있는 하이킹 미텐맨(The Mythen Man), 정상의 남자 아르민 셸베르트(Armin Schelbert)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하이킹, 그로스 미텐은 중부 스위스에 있는 산이다. 루체른(Luzern)에서 멀지 않은 슈비츠(Schwyz)와 아인지델른(Einsiedeln) 사이에 위치해 있다.

 

클라인 미텐(Klein Mythen), 하겐슈피츠(Haggenspitz)와 함께 미텐 산맥을 이룬다. 그로스 미텐(Gross Mythen) 산으로 향하는 미텐 트레일은 3km 거리도 채 안 되는데, 홀체그(Holzegg)부터 정상까지 46번의 구불구불한 커브 길로 이어져 있다. 500m의 오르막이 있다. 알프스 전지대에 있는 그로스 미텐은 홀로 우뚝 솟아있어 알프스와 루체른 호수 근처의 마을과 도시 풍경을 한눈에 보여 준다.

 

▲ Mythen 


아르민 셸베르트는 그가 제일 좋아하는 산, 그로스 미텐을 하루에도 몇 번씩, 20년째 오르내리며 하이킹을 해 왔다. 한평생 5,000번도 넘게 오른 산이다. 그 누구보다 많이 올랐음에 틀림없다. 지루하지 않냐 물으니 그의 대답은 단호하다. 아니요. 단 한 번도 이 산과 1,898m 위에서 바라보는 자연, 그리고 황홀한 전망에 매료되지 않은 적이 없단다. 정상에서 만나는 마법 같은 일출도 빼놓을 수 없다.

 
아르민 셸베르트는 손질이 잘 된 수염에 새하얀 백발, 적당히 탄 얼굴을 가진 진정한 산악인이자, 은퇴한 현장 관리자다. 74세의 그는 그로스 미텐에서 멀지 않은 쉰델레기(Schindellegi)에서 자랐다. 지금은 매일같이 열정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주중에는 산 발치에서 살고 있다.

 

▲ Mythen 


아르민은 동네에서도 미텐과 사랑에 빠진 사람으로 유명하다. 사춘기 시절 그와 그의 친구들은 종종 쉰델레기부터 미텐 지역까지 자전거를 타곤 했었다. 거기에서 여러 봉우리로 하이킹을 즐겼다. 결정적인 계기는 1999년 동료에 의해 만들어졌다. 아인지델른에서 셰프로 일하고 있던 동료는 오후 쉬는 시간 동안 항상 산에서 하이킹하면서 아르민에게 정상에 오르는 맛을 알려 줬다. 그 후로 아르민은 그로스 미텐을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며 등반 횟수를 기록해 오고 있다.

 

▲ Mythen 


46번의 지그재그가 만들어 내는 즐거운 하이킹을 아르민은 매일 반복한다. 이른 아침, 세상이 아직도 어둠에 잠겨 있을 때, 아르민은 머리 손전등을 쓰고 하이킹 폴을 집어 들고 그로스 미텐을 향해 오른다. 40분이면 정상에 오르는 아르민에 반해 일반 하이커들은 그 두 배 이상이 소요될 트레일이다. 아르민과 미텐 협회 친구들은 이 커브 길에 숫자를 매겨서, 하이커들이 응급 상황에 정확한 위치를 알릴 수 있도록 했다. 짝수는 좌회전 길이고, 홀수는 우회전 길이다.

 

▲ Mythen 


아르민은 특히 새벽녘에 하이킹하는 것을 좋아한다. 새날이 서서히 다가오는 이 은밀한 시간에 산과 자연을 더욱 강렬하게 체험할 수 있어서다. 오르는 길에 샤모아를 자주 만난다. 그로스 미텐에서는 사냥이 금지되어 있고 야생 동물이 철저히 보호되고 있기 때문에, 하이킹 중 다양한 동물을 만날 수 있다.

 

제일 처음 산봉우리에 도착하면 그는 오두막지기 프랑크(Frank)를 돕는다.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고 다른 하이커들이 정상에 도착하기 시작한다. 머리 손전등은 더 이상 필요 없고, 떠오르는 해는 이제 하늘을 환히 비춘다.

 

▲ Mythen 


미텐에는 친구들과 조력자도 많다. 하이커들이 첫 햇살을 즐기고 있을 때, 아르민은 음료 서빙을 돕는다. 정상에 자리한 오두막 스태프들과 잘 어울리는 그는 함께 근사한 팀을 이룬다. 장상 레스토랑은 5월부터 10월까지 일출부터 일몰까지 문을 연다. 그로스 미텐은 인기 높은 하이킹 목적지이고, 그래서 산에서도 할 것이 많다. 미텐 협회 친구들은 이런 임무를 맡아 정상 레스토랑과 미텐 트레일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아르민은 미텐 우체부로도 불린다. 완벽한 정상을 만들어 주는데 기여하는 것 중에는 전설적인 미텐 너트 혹은 아몬드 크로아상이 있다. 계절마다 1만 2천 개 정도가 팔려나가는 인기 품목이다. 예전에는 아르민이 손수 이 크로아상을 실어 날랐지만, 당시만 해도 이렇게 많이 팔리지는 않을 때였다.

 

▲ Mythen

 

지금은 헬리콥터로 대량의 배송이 이루어진다. 그래도 아르민은 여전히 조금씩은 직접 나르기 좋아한다. 오두막 스태프들이 보내는 편지나 전 세계 관광객들이 정상에서 보내는 알록달록한 엽서도 그가 없으면 배달되지 않을 테다. 진짜 아날로그 방식으로 정상에 위치한 우체통에 엽서를 넣으면 세계 어디로든 우편물을 부칠 수 있다.

 

▲ Mythen 


정상의 일지도 중요하다. 아르민이 하산하기 전, 정상에 있는 일지를 넘겨, 오늘 등반 정보를 기록한다. 올해만도 벌써 298번째 등정이다. 목표가 300회였으므로, 이제 두 번만 더 오르면 된다. 지금까지 그가 세운 기록은 해발고도 총 2백 50만 미터 등반에 미텐 등반 5,000회가 된다. 이 산을 사랑하는 정도로 봐서 앞으로 더 늘어날 일만 남았다.

 

 

홀체그(Holzegg)에서 정상까지 소요되는 하이킹 시간은 약 1시간 20분이다. 정상까지의 하이킹해야 하는 거리는 2,400m다. 슈비츠(Schwyz)를 내려다보는 이 산의 높이는 해발고도 1,898m다. 스위스 정부관광청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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