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생명력이 짙어지는 제주의 여름은 꽃과 함께 시작된다. 수국의 차분한 색이 거리에 번지고 라벤더의 은은한 향이 마을 사이사이를 유영하듯 흐르는 이 시기는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계절이다. 선명하지만 과하지 않고 가볍지만 흐릿하지 않게 제주의 여름꽃은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단 주변 풍경에 스며들며 계절을 청초하게 물들인다.
제주 여름 여행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수국은 토양의 산도에 따라 파란색, 보라색, 분홍색 등 다양한 색을 달리하는 신비로운 꽃이다. 이름처럼 물을 머금은 듯한 풍성한 꽃잎이 특징인데 보통 5월 중순부터 피어나기 시작해 6월 말이면 절정을 이룬다.
제주 공항 근처 가볼만한곳을 찾는다면 제주시 중앙로에 위치한 남국사가 훌륭한 선택이다. 공항에서 멀지 않아 짧은 여행 일정에도 부담 없이 들르기 좋은 제주 수국 명소다. 사찰로 들어서는 진입로부터 사방을 둘러싼 수국과 고즈넉한 절의 풍경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번잡한 도심을 벗어난 색다른 제주의 여름을 경험하게 한다.
제주 서쪽 코스로 여행 동선을 잡았다면 서귀포시 안덕면사무소 수국길을, 반대로 제주 동쪽 코스로 향한다면 제주시 구좌읍의 종달리 수국길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렌터카를 이용해 이동하는 여행객의 동선에 따라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여름의 길이다.
도로변과 조용한 마을 길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난 수국은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한 제주도 포토존이 된다. 차를 타고 빠르게 스쳐 지나가기보다는 안전한 곳에 잠시 차를 멈추고 천천히 걸어보며 여름 제주가 지닌 부드러운 색감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수국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사라면 나무수국은 계절이 한층 깊어질 무렵에 피어난다. 일반 수국보다 키가 크고 줄기가 단단한 나무수국은 처음에 맑은 흰빛으로 탐스럽게 꽃을 피운다. 이후 한여름에는 연분홍이나 연녹빛으로 이슬을 머금듯 물들고 가을로 갈수록 더욱 짙은 분홍빛과 붉은빛으로 변해가며 계절의 흐름을 정직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나무수국의 다채로운 변화는 제주시 비자림로에 위치한 제주동화마을 등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일상에 지친 여행객들에게 깊은 쉼과 여유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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