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마음 찾아 떠나는 강릉 노추산 여행길
가을을 마음껏 누리지도 못했는데 겨울이 오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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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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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짧아지고 있다. 가을을 마음껏 누리지도 못했는데 겨울이 오는 건 아닌지 조바심이 앞선다. 형형색색 단풍과 하늘하늘 떨어지는 낙엽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노추산은 북적이지 않아 고즈넉한 가을을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지극정성으로 탑 3000여 기를 쌓은 이야기도 담겨 있어, 사색의 계절과 잘 어울린다.

 

▲ 단풍으로 물든 노추산 


노추산은 강릉시 왕산면과 정선군 여량면 사이에 있다. 태백산 줄기에 자리한 노추산은 동쪽 사달산을 비롯해 서쪽 상원산, 남동쪽 덕우산, 북쪽 조고봉 등 사방이 산으로 연결된다. 노나라 대표 인물인 공자와 추나라 대표 인물인 맹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추산이라 했다.

 

▲ 노추산 정상에서 본 풍경   


설총과 율곡 이이가 학문을 닦은 곳으로, 산 아래 율곡 선생 구도장원비(九度壯元碑)가 있다. 아홉 번 장원급제 한 율곡이 이곳에서 수학할 때 남긴 비석이다. 비문은 희미하지만 율곡 선생의 기운을 받기 위한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 율곡 이이 선생의 구도장원비    


노추산이 특별한 이유 중에 모정탑이 있다. 차옥순 씨가 1986년부터 2011년까지 쌓은 탑으로, 3000여 기에 달한다. 차씨는 강릉에 시집와 슬하에 4남매를 두었는데, 불의의 사고로 두 아들을 잃었다. 이후 남편이 병으로 고생하는 등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던 중,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계곡에 돌탑 3000기를 쌓으면 우환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차씨는 왕산면 대기리 노추산 자락에 돌탑을 쌓기 시작했고, 25년간 돌탑 3000여 기를 올렸다. 가족의 평안을 기원하는 어머니의 지극한 마음과 열정이 만든 기적 같은 일이다.

 

▲ 마을사람들이 정성을 모아 쌓은 돌탑 


노추산에 가려면 구불구불 이어진 지방도410호선을 달린다. 모정탑에 갈 때는 강릉노추산힐링캠프를 찾는 것이 쉽다. 캠핑장을 지나면 키 큰 금강소나무 길이 열린다. 낙엽이 뒹구는 오솔길을 따라 무릎 높이 돌탑이 줄줄이 보인다. 차옥순 씨의 정성에 감복한 대기리 주민이 올린 탑과 여행자가 오가며 쌓은 탑이 어우러졌다. 발길을 멈춰 이름 없는 돌탑에 소원을 담아 돌 하나 얹어본다.

 

▲ 모정탑에서 노추산 오르는 길에 있는 표지판. 이곳에도 돌이 쌓여있다   


나무다리가 보이면 모정탑길이 시작된다. 어른 키만 한 돌탑이 늘어섰다. 탑을 쌓으며 마음을 모은 차씨를 생각하니 애절하다. 1km쯤 걸어가니 돌탑 수십 기가 나타난다. 계곡을 가운데 두고 거대한 작품처럼 돌탑이 펼쳐진다. 애절함이 놀라움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돌탑 하나 올리기도 어려운데, 이 많은 탑을 쌓다니 경이로울 따름이다. 한쪽에 차씨가 돌탑 쌓을 때 기거한 움막도 있다.

 

▲ 어머니의 마음이 오롯이 전해지는 모정탑. 애절함과 놀라움이 함께 다가온다  


노추산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 모정탑에서 노추산 이정표를 따라 오른다. 이곳에서 노추산 정상까지 5km. 사방이 단풍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날 만한 길이다. 곳곳에서 만난 다람쥐는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울창한 숲과 깨끗한 계곡이 이어진다. 청량한 공기에 세포 구석구석 가을이 느껴진다.

 

▲ 노추산에서 자주 마주치는 다람쥐 


이정표가 적지만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길이 한 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위로 갈수록 경사가 가파르다. 급경사를 오르다 보면 시야가 확 트이며 정상이 나타난다. 해발 1322m 노추산 이라고 새겨진 정상 푯돌이 반갑게 맞는다. 치마폭처럼 겹겹이 이어진 산이 황홀한 전망을 선사한다.

 

▲ 노추산 정상 표지석   


노추산은 2017년 10월 개통한 올림픽아리바우길 3코스에 속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해 개최 도시인 강릉과 평창, 정선을 잇는 트레킹 코스로, 평창올림픽과 정선아리랑, 강릉바우길을 합친 이름이다. 정선오일장에서 경포해변까지 9개 코스 131.7km에 이르는 역사 문화 생태 탐방로다.

 

▲ 구름도 쉬어가는 곳 안반데기의 모습    


노추산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가볼 곳은 안반데기다. 마을 이름은 떡메로 반죽을 내리칠 때 쓰는 받침 안반과 고원의 평평한 땅을 뜻하는 덕이 합쳐진 것이다. 이름만큼 풍광도 독특하다. 해발 1100m 고지에 대단위 경작지가 펼쳐진다. 구름이 손에 잡힐 듯하고, 바람은 거세다.

 

▲ 잡힐듯한 구름과 함께 바람에 돌아가는 풍력발전기가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이국적인 느낌을 더한다. 아름다운 풍광 뒤에는 돌투성이 비탈길을 맨손으로 일군 역사가 있다. 과거 피란민이 화전을 일군 곳이다. 멍에전망대에 서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밭에서 나온 돌로 만든 전망대로, 화전민의 애환이 담겼다.

 

▲ 커피 문화와 역사를 함께 만날 수 있는 강릉커피박물관  


안반데기에서 내려와 강릉 시내 쪽으로 가면 커피 향이 풍기는 박물관이 있다. 커피는 강릉의 대표 아이콘. 커피커퍼커피박물관은 초기부터 1900년대까지 커피 추출 도구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커피 유물을 전시한다. 동서양의 커피 역사와 문화를 둘러보고 커피를 즐기면, 마음이 한없이 여유로워진다.

 

▲ 커피 문화와 역사를 함께 만날 수 있는 강릉커피박물관 


출출해질 즈음 왕산면 성산먹거리촌으로 향한다. 강릉의 향토 음식 대구머리찜이 이곳의 명물이다. 대구 대가리와 콩나물, 감자, 버섯 등 채소를 찐 요리로, 매콤하고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매력이다. 성산먹거리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대관령자연휴양림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조성된 휴양림으로, 소나무 숲이 웅장하게 펼쳐진다. 수령 50~200년 된 소나무와 참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숯가마터와 숲속수련장 등 체험 학습 공간이 마련되었다.

 

▲ 대관령박물관은 외부 전시장도 훌륭하다     


대관령자연휴양림 근처에는 대관령박물관과 보현사가 있다. 고인돌 모양으로 지은 대관령박물관은 6개 전시실(청룡방, 백호방, 현무방, 주작방, 우리방, 토기방)에 청동기시대부터 근세까지 유물 2000여 점을 전시한다. 동자상을 비롯한 석물이 있는 야외전시장도 놓치면 안 된다.

 

▲ 고즈넉한 보현사   


보현사는 대관령박물관에서 약 7km 거리에 있다. 긴 세월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준 역사적인 사찰로, 650년 자장율사가 세웠다. 경내에 낭원대사의 사리탑인 강릉 보현사 낭원대사탑(보물 191호)과 낭원대사탑비(보물 192호)가 있다.

 

▲ 보현사 낭원대사오진탑비     


여유가 있다면 강릉솔향수목원에도 들러보자. 금강소나무 원시림을 간직한 칠성산 자락에 위치해, 맑디맑은 소나무 향이 가득하다. 비비추원과 암석원, 수국원 등 23개 테마로 꾸몄다. 사시사철 아름답지만 고즈넉한 가을이야말로 이곳의 진면목을 즐기기에 좋다. 편안한 나무 데크를 따라 소나무가 우거진 천년숨결치유의길을 걷다 보면, 허전함이 사라지고 새 기운이 차오른다.

 

▲ 우리나라 최초 휴양림인 대관령자연휴양림    


○ 당일여행

노추산 트레킹 : 노추산 모정탑길→노추산 트레킹→안반데기→커피커퍼커피박물관
대관령 힐링여행 : 대관령자연휴양림→대관령박물관→보현사→성산먹거리촌→강릉솔향수목원

 

○ 1박 2일 여행
첫날 : 노추산 모정탑길→노추산 트레킹→안반데기→커피커퍼커피박물관
둘째날 : 대관령자연휴양림→대관령박물관→보현사→성산먹거리촌→강릉솔향수목원

 

○ 관련 웹 사이트
 - 솔향강릉(강릉시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www.gntour.go.kr
 - 대기리마을 http://daegiri.invil.org
 - 안반데기 www.안반데기.kr
 - 커피커퍼커피박물관 http://cupper.kr
 - 대관령자연휴양림 www.huyang.go.kr
 - 대관령박물관 www.gn.go.kr/museum/index.do
 - 강릉솔향수목원 www.gn.go.kr/solhyang/index.do


○ 문의

 - 강릉시종합관광안내소 033-640-4414, 4531
 - 안반데기마을 033-655-5119
 - 커피커퍼커피박물관 070-8888-0077
 - 대관령자연휴양림 033-641-9990
 - 대관령박물관 033-660-3830
 - 보현사 033-648-9431
 - 강릉솔향수목원 033-660-2322


○ 잠자리

 - 강릉 선교장 : 강릉시 운정길, 033-648-5303, www.knsgj.net (한국관광품질인증)
 - 대관령자연휴양림 : 성산면 삼포암길, 033-641-9990, www.huyang.go.kr
 - 운유촌 : 왕산면 안반데기길, 033-655-5119
 - 씨마크호텔 : 강릉시 해안로406번길, 033-650-7000, www.seamarqhotel.com


○ 먹거리

 - 원조옛카네이션 : 대구머리찜, 성산면 구산길, 033-641-9700
 - 서지초가뜰 : 못밥, 강릉시 난곡길76번길, 033-646-4430
 - 소나무집초당순두부 : 순두부, 강릉시 초당순두부길, 033-651-1356, http://sonamu.koreanweb.kr
 - 만선감자옹심이 : 감자옹심이, 강릉시 공항길, 033-653-1851


○ 주변 볼거리 :
강릉 오죽헌, 강릉 선교장, 하슬라아트월드, 안목해변, 정동진 등 / 관광공사_사진제공

 

 

기사입력: 2017/10/27 [01:52]  최종편집: ⓒ 인터넷 여행신문사 모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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