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묵향이 가득한 살진 꽃게가 지천, 진도 운림산방과 서망항
발걸음 가볍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예향 진도로 향한다 지금 진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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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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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드높고 햇살이 따사로워 어디로든 떠나기 좋은 가을, 발걸음 가볍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예향 진도로 향한다. 지금 진도에 가야 할 이유는 두 가지다. 19~20세기 남종화의 성지인 진도 여행 1번지 운림산방이 이맘때 가장 아름답고, 특산물 꽃게가 제철을 맞았기 때문이다.

▲ 운림산방. 소치 선생이 손수 심은 백일홍    



운림산방은 조선 말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 선생이 머물며 작업한 곳이다. 아담한 화실, 잉어가 노는 연못, 단정한 초가 살림채가 첨찰산을 병풍 삼아 볕 좋은 자리에 들어섰다.

▲ 운림산방 가는 길    



남종화니 북종화니 하는 용어는 중국 명나라 때 나왔다. 당나라 이후의 그림을 아마추어인 문인 출신이 그린 남종화와 직업 화가들이 그린 북종화로 구분한 것이 시초다. 직업 화가란 이를테면 조선 시대 도화서 소속 화원이던 단원 김홍도 같은 이를 가리킨다.

▲ 소전미술관    



남종화는 기법이나 세부 묘사보다 그림을 통해 문인의 이상과 사상, 철학 등 내면을 표현하는 것을 중시했다. 조선에 남종화 화풍이 들어온 것은 18세기로 심사정, 강세황 등이 주도했다. 19세기에는 추사 김정희와 그 제자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남종화의 세계가 펼쳐졌다.

▲ 소치 선생 영정   



소치는 추사의 애제자다. 원나라 말기 최고의 서화가로 꼽히는 대치 황공망에 견줄 만하다며 소치라는 호를 지어준 이도 추사다. “압록강 동쪽에 소치를 따를 자가 없다”고 극찬한 데서 그 뜻을 짐작할 수 있다. 소치의 일생에 추사를 만난 것이 결정적인 사건이지만, 그 외 동시대 인물들과 나눈 인연도 드라마틱하다. 소치의 첫 스승은 해남 대흥사의 초의선사다.

▲ 소전 선생 낙관     



시, 서, 화에 두루 능했을 뿐 아니라 동다송을 지어 조선 후기 차 문화 부흥에 앞장선 주인공이다. 소치는 초의선사 덕에 해남 명문가인 고산 윤선도 일가의 녹우당에 드나들며 공재 윤두서의 화첩을 보고 그림 기법을 익혔다. 당대 최고 학자인 추사에게 소치를 소개한 이도 초의선사다.

▲ 운림산방 토요경매장    


소치는 추사의 문하생이 되어 서울로 올라간 지 10여 년 만에 헌종 앞에서 그림을 그려 바치는 영광을 누린다. 다산 정약용의 아들 정학연, 흥선대원군 이하응, 민영익 등 유명 인사들과도 두루 교분을 나누었다. 그러다 추사가 세상을 떠나자 낙향해 운림산방을 짓고 여생을 보낸다.

 

▲ 운림산방. 소치 선생이 기거하던 안채와 사랑채     



운림산방은 소치의 작업실이었을 뿐만 아니라 미산 허형, 남농 허건, 의재 허백련, 임전 허문 등으로 화풍을 이어간 남종화의 산실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한 가문에서 이렇듯 걸출한 화가가 여럿 나오고 화맥이 이어진 경우는 어느 나라 회화사에도 유례가 없다.

▲ 운림산방 현판은 의재 허백련 선생 작품    



운림산방은 이런 내력을 알고 가야 더 잘 보인다. 하지만 사전 지식 없이 찾아도 연못가나 툇마루에 걸터앉아 쉬고 싶을 만큼 운치가 빼어나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뱃놀이 장면의 배경이 된 연못 가운데 둥근 섬에는 소치가 심은 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피웠고, 툇마루에 앉으면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한숨 자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 진도의 관문, 진도대교    



운림산방 현판도 눈여겨보자. 소치의 방손으로 남종화의 마지막 대가라 일컬어지는 의재 허백련의 글씨다. 화실 뒤편에는 안채와 사랑채가 ㄱ자 모양으로 붙은 살림집이 있다. 이곳에서 미산과 남농이 태어났고, 어린 의재가 그림을 공부했다. 초가를 두른 돌담과 마당 한옆에 핀 봉선화가 정겨워 오래 머물고만 싶다. 소치와 그 후손의 작품을 모아 전시한 소치기념관, 진도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진도역사관도 관람하자.

▲ 남도전통미술관     



토요일에 진도를 찾는다면 오전 11시에 남도예술은행이 주관하는 토요그림경매에 가보는 것도 좋다. 운림산방 옆 몽연각에서 열린다. 바로 옆에 남도전통미술관도 있어 예술의 향기에 흠뻑 취해볼 수 있다. 오후 2시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는 진도아리랑, 강강술래, 진도북놀이, 남도잡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토요민속여행 무료 상설공연도 펼쳐진다.

 

▲ 토요민속여행    



꽃게 산지인 서망항으로 갈 차례인데, 그 전에 들를 곳이 있다. 진도 남도진성(사적 127호)이다. 고려 때 몽골에 대항해 남하한 삼별초가 항쟁 근거지로 삼은 곳으로, 현재 있는 성은 조선 시대에 개축한 것이다. 얼마 전만 해도 성안에 사람이 살았으나, 지금은 모두 이주하고 복원 작업이 한창이다. 성 외곽을 건너다니기 위해 축조한 무지개다리 쌍운교와 단운교는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형태라 한다.

▲ 남도진성 쌍운교   



이밖에 군사 관련 유적이 여럿이다. 삼별초가 여몽 연합군과 협상 장소로 이용한 벽파진도 그중 하나다. 명량대첩 때 충무공 이순신의 군대가 머문 곳이기도 하다. 벽파진에는 명량대첩 승전을 기념해 세운 이충무공 벽파진 전첩비가 있는데, 우리나라 최초 국한문 혼용비로 그 의미가 각별하다. 노산 이은상이 짓고, 추사 이후 최고 서예가로 꼽히는 소전 손재형이 썼다. 소전의 작품 세계는 진도군청 옆 소전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명량해전 승전 기념 이충무공 벽파진 전첩비   



이제 꽃게잡이가 한창인 서망항으로 가자. 서망항에는 7~8월 금어기를 제외하면 늘 꽃게가 난다. 적조가 없는 청정 해역인데다 플랑크톤을 비롯한 먹이가 풍부하고, 갯바위 모래층이 형성돼 꽃게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 때문이다. 진도에서는 통발로 꽃게를 잡는다. 그물로 잡을 때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아 게 맛이 훨씬 좋다. 잡히자마자 집게를 절단하므로 집게만 봐도 진도산인지 아닌지 금방 안다.

▲ 서망항     



꽃게잡이 어선이 들어오면 박스마다 들어찬 꽃게를 지게차에 실어 수협 위판장으로 옮기는데, 경매를 위해 수조에 풀어놓자마자 언제 꽁꽁 묶여 있었나 싶게 팔딱거린다. 9월 이후 나오는 꽃게는 살이 꽉 차 그대로 쪄 먹어도 맛있고, 탕이나 무침으로도 인기다. 진도읍의 신호등회관이 꽃게 요리로 유명하다.

▲ 꽃게찜



서망항에서는 해마다 진도꽃게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10월 24~25일 개최될 예정이다. 1박 2일 일정이라면 바다가 보이는 펜션이나 운림 삼별초공원 한옥체험장에서 묵기를 권한다.  

▲ 삼별초공원 한옥체험관     



○ 당일여행 : 운림산방→토요민속여행 상설공연→진도 남도진성→서망항


○ 1박 2일 여행

첫째 날 : 운림산방→점심식사(꽃게 요리)→토요민속여행 상설공연→진도 남도진성→서망항
둘째 날 : 소전미술관→이충무공 벽파진 전첩비→진도타워(진도대교와 울돌목 조망)


○ 관련 웹사이트

 - 진도군 관광문화 http://tour.jindo.go.kr
 - 남도예술은행 http://nartbank.com


○ 문의

 - 진도군 관광진흥협의회 1588-9601
 - 운림산방 061-540-6286
 - 소전미술관 061-540-3540
 - 진도향토문화회관 토요민속여행(진도군립민속예술단) 061-544-8978


○ 잠자리

 - 운림 삼별초공원 한옥체험장 : 의신면 의신사천길, 061-543-2002, http://sambyeolcho.jindo.go.kr
 - 골드마운틴하우스 : 고군면 원포길, 061-543-8991, www.gmhouse.kr
 - 지중해펜션 : 지산면 세방낙조로, 061-542-9600, www.jdjijoonghae.com


○ 먹거리

 - 신호등회관 : 꽃게찜․간장게장, 진도읍 남동1길, 061-544-4449, www.진도맛집.kr
 - 맛나식당 : 듬북갈비탕, 진도읍 남산로, 061-544-6171
 - 묵은지 : 갈비살․육회비빔밥, 진도읍 남동1길, 061-543-2242


○ 축제와 행사 

 - 진도꽃게축제 : 2015년 10월 24~25일, 서망항 일원, 1588-9601(진도관광안내)
 - 2015명량대첩축제 : 2015년 10월 9~11일, 울돌목 일원, 061-286-5260(명량대첩기념사업회), www.mldc.kr


○ 주변 볼거리 :
세방낙조 전망대, 쌍계사, 첨찰산, 장전미술관, 배중손사당 등 / 한국관광공사_사진제공


기사입력: 2015/09/30 [07:12]  최종편집: ⓒ 인터넷 여행신문사 모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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