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숙 사태를 키운 것은 규제가 아니라 '핑퐁 행정'이었다 ③

유예만 반복하는 정책과 책임을 회피하는 행정은 시장을 회복시키지 못한다

양승용 | 기사입력 2026/07/25 [00:55]

[기고] 생숙 사태를 키운 것은 규제가 아니라 '핑퐁 행정'이었다 ③

유예만 반복하는 정책과 책임을 회피하는 행정은 시장을 회복시키지 못한다

양승용 | 입력 : 2026/07/25 [00:55]

[이트레블뉴스=양승용, 부천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앞선 글에서 필자는 생활형 숙박시설(이하 생숙)의 출구 없는 용도변경 딜레마(1화)와, 진입장벽 없는 단순 신고제가 초래한 불투명한 위탁운영사의 난립(2화)을 짚었다. 잘못 끼워진 첫 단추로 인해 규제는 실효성을 잃었고 시장은 구조적으로 왜곡되었다. 그러나 이 사태를 장기화시키며 사실상 수습이 어려운 국면으로 몰아넣은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 바로 국토교통부와 보건복지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반복되는 책임 회피형 '핑퐁(Ping-Pong) 행정'이다.

 

▲ 양승용, 부천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정부는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관계부처 합동 지원방안을 발표하는 한편, 지자체별 생숙 지원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외형적으로는 적극적인 구제책이 마련된 것처럼 보이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행정의 장벽은 여전히 견고하다. 국토교통부가 관장하는 건축법과 보건복지부 소관의 공중위생관리법, 그리고 이들 법령을 실제로 집행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계획 조례가 서로 충돌하는 구조적 모순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유연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더라도, 특혜 논란과 감사원 감사, 사후 행정소송 가능성을 의식하는 일선 공무원들은 적극적인 행정 판단보다 면책 중심의 유권해석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 결과 책임 있는 행정 결정은 계속 미뤄지고, 문제 해결 역시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규제 당국이 법령의 구조적 공백을 해소하지 않은 채 유예기간만 연장하는 사이, 파편화된 행정이 초래하는 사회적 갈등 비용은 이미 임계 수준을 넘어섰다. 이는 단순한 민원 증가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가 부담해야 할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막대한 사법적 분쟁 비용이다. 전국에 공급된 약 18만 실의 생숙 가운데 상당수가 현재 다양한 법적 분쟁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동일 단지 안에서도 수분양자들은 오피스텔 전환을 요구하는 주거 전환 측과 숙박 운영 유지를 주장하는 숙박 운영 측으로 갈라져 대립하고 있으며, 시행사와 수분양자, 위탁운영사와 수분양자 사이에서는 계약 해제와 손해배상 소송이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법률 자문료와 변호사 선임비, 인지대 등 소송 수행 비용만 하더라도 건당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른다. 이를 전국 생숙 분쟁 사례에 적용하면, 생산적인 경제활동에 투입되어야 할 최소 3,000억 원에서 5,000억 원 규모의 자본이 소송 비용으로 소모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방 행정 서비스의 마비와 행정력의 기회비용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생숙이 밀집한 인천 송도, 안산 반달섬, 부산 해운대와 오시리아 등 주요 지역에서는 건축과와 공중위생 담당 부서가 사실상 생숙 민원 대응에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루 수백 건에 이르는 민원 전화와 서면 질의, 국민신문고 민원, 청원 대응은 물론 집회와 시위 관리까지 담당하면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관련 부서 인력의 30% 이상이 상시 투입되는 실정이다.

 

그 결과 공무원의 한정된 행정 역량이 생숙 문제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일반 건축 인허가, 도시재생사업, 생활 SOC 등 다른 민생 행정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이러한 기회비용은 결국 해당 지역 주민 전체가 부담하는 사회적 손실로 이어진다.

 

거시경제와 금융시스템 측면에서도 잠재적 위험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준공 이후 잔금대출 거부와 이행강제금 부과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생숙의 자산가치는 법원 경매시장에서 감정가의 40~50% 수준까지 하락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계약금을 포기한 채 분양권을 처분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중도금 및 잔금대출을 취급한 새마을금고와 수협,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여신 건전성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PF 부실의 충격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숙 관련 부실이 금융시스템의 취약 고리를 자극하며 신용경색 위험을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처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회적 갈등 비용은 권한은 분산되어 있지만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는 파편화된 행정 구조가 만들어낸 구조적 결과다.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책임을 전가하는 권고 중심의 방식만으로는 감사와 책임 추궁을 우려하는 지방 행정의 소극성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

 

부처 간 책임 전가를 종식시키고, 현장에서 실질적인 법적 권한과 조정 기능을 행사할 수 있는 단일한 책임 주체를 확립해야 한다. 그래야만 누적되는 사회적 손실을 차단하고 시장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출발점이 마련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로 분절된 행정체계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인허가 보완, 숙박업 등록 기준의 조정, 이해관계자 분쟁 조정까지 현장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가진 단일 공공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상으로 생숙 사태를 장기화시킨 구조적 결함에 대한 진단을 마친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행정의 단절 구조를 해소하고, 경직된 공직사회의 의사결정 체계를 정상화하는 동시에 침체된 생숙 시장의 회복을 견인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 신흥로 53
일산에서 26/07/26 [09:31] 수정 삭제  
  공무원의 민원처리 방식의 대표적 사례 입니다. 이제야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니 다행이고 현재 생숙의 구조 자체가 문제점을 양산하는 구조입니다
송도시민 26/07/27 [10:46] 수정 삭제  
  생숙 운영사의 문제는 양양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운영사의 문제입니다. 수분양자들이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운영사에 끌려 다니고 수익분배밎 회계처리도 명확하지 않고 비전문가들이 운영하는곳이 많습니다. 이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할것 같습니다
장장장가네 26/07/27 [16:09] 수정 삭제  
  한차례 양성화된 생활형숙박시설은 취지 그대로 숙박시설이어야 합니다. 문제는 사업원가의 200%로 이상으로 분양해서 분양대행사가 20%의 분양 수수료를 가져가고 수익금의 대부분은 시행사가 가져가고 양심적으로 2년치 수익금 정도는 신탁해 놓아야 함에도 먹튀를 하고 약아빠진 운영사는 발 담그고 나몰라라 BJR하는 상황이 반복되어져 선량한 투자자인 수분양자들을 수익금은 커녕 이자와 관리비 빚 폭탄에 울게 만드는 사회적 갈등, 부조리 해결할 선수를 기다려 봅니다. 솔루션: 수분양자들의 개별소유등기를 주식회사와 같이 지분으로 전환하고 윤리적이고 능력있는 운영주체가 운영하여 수익을 내고 배당을 나누어주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사회적기업을 만들면 좋을 것 같은 의견을 개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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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숙박시설, 생숙,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 핑퐁행정, 행정개혁, 부동산, 정책, 잡동사니 관련기사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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