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방한 외국인 관광객 3000만 시대 도심 숙박 인프라 가로막는 생활형숙박시설 규제 폭탄 ①오피스텔 용도변경 장벽에 막힌 생활형숙박시설 이행강제금 처벌 위주 행정의 한계[이트레블뉴스=양승용, 부천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방한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유치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대한민국 관광 산업은 심각한 도심 숙박 인프라 부족이라는 큰 걸림돌을 마주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심각한 사회적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생활형숙박시설이다. 취사시설을 갖춘 생활형숙박시설은 고품격 장기 체류형 숙박 인프라로 활용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의 상황은 매우 처참하다.
생활형숙박시설은 관광 산업을 지탱할 국가적 자산이 되기는커녕 시장을 마비시키는 거대한 시한폭탄으로 변했다. 수분양자들은 재산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으며 분양 인허가를 내준 지자체 공무원들은 매일같이 밀려드는 집단 민원으로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할 지경이다. 정부 당국은 오피스텔 용도변경이나 숙박업 신고 중 하나를 택하라며 이행강제금 부과라는 강력한 처벌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현장의 갈등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일방적인 단속과 처벌 또는 비현실적인 규제만으로는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없으며 결국 관련 시장의 공멸만을 초래할 뿐이다. 이에 본지는 양승용 교수의 기고를 바탕으로 행정 현장의 법적 한계와 금융 시장의 구조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자 한다. 공무원에게는 합리적인 명분을 제공하고 민간에는 실질적인 이익을 주어 생활형숙박시설이 합법적인 숙박 인프라로 자생할 수 있는 정책적 돌파구를 제안하는 10회 연속 기획을 시작한다. 그 첫 순서로 현재 생활형숙박시설을 압박하는 오피스텔 용도변경과 단속 행정의 모순을 짚어본다.
그동안 정부가 유일한 해결책처럼 제시해 온 방안은 오피스텔 용도변경이었다. 그러나 이는 실제 일선 행정 현장의 메커니즘을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검토했다면 나올 수 없는 탁상공론에 불과했다. 현장에는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두 가지 거대한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행정적 특혜 시비라는 장벽이다. 용도변경을 신청하려면 가장 먼저 지자체의 지구단위계획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정 수분양자들의 이익을 위해 지자체가 용도를 변경해 주는 순간 특혜 논란과 배임 시비가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향후 감사의 표적이 될 것이 확실한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이를 결재할 담당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주차장법이라는 물리적 한계다.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하려면 가구별 기준에 맞춘 주차장 면적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미 준공 승인을 받아 지하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선 건물의 주차장을 물리적으로 넓히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근 부지를 매입해 주차장을 확보하는 방안 역시 터무니없이 높은 땅값과 토지 소유주들과의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현실성이 전혀 없다.
이외에도 통신실 면적 확대, 강화된 소방 기준 충족, 복도 폭 확장 등 건물 구조를 통째로 바꾸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조건들이 사방에 깔려 있다. 결국 오피스텔 용도변경은 처음부터 출구가 될 수 없는 구조였다.
용도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당국이 마지막으로 꺼내 든 카드는 결국 단속과 처벌이다. 정해진 기한 내에 숙박업 신고를 완료하지 않으면 공시가격의 10%에 달하는 막대한 이행강제금을 매년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속 위주의 압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공무원과 수분양자 모두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는 자해 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수백에서 수천 세대에 이르는 대규모 미신고 단지에 실제로 막대한 과태료를 일제히 부과하는 순간 지자체는 감당하기 힘든 행정소송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단속을 집행해야 하는 담당 공무원부터 최종 결재권자인 지자체장까지 사법 리스크와 민원 폭주에 노출되면서 지자체의 정상적인 행정력은 완전히 고갈될 수밖에 없다.
과거 규제의 사각지대를 방치한 채 무분별하게 분양 승인을 내주었던 행정 기관이 이제 와서 모든 책임을 수분양자에게 전가하며 처벌로만 해결하려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대안을 마련해 주지 않는 일방적인 규제 행정은 시장을 위축시키고 도심 한복판에 대규모 유령 건물을 양산하여 심각한 사회적 비용만 초래할 뿐이다.
이제는 감정적 대립에서 벗어나 냉정해져야 할 때다. 실현 불가능한 오피스텔 용도변경이라는 미련을 버리고 생활형숙박시설을 본연의 합법적 숙박시설로 안착시키는 현실적인 경로를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수분양자들이 왜 숙박업 신고를 주저하고 있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절차가 간단한 신고제 뒤에 숨어 숙박 시장의 생태계를 흐리고 있는 자격 미달 부실 위탁사의 난립 실태를 다음 기고를 통해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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