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변천사 통해 교육 역사를 한눈에 보는 세종 미래엔교과서박물관서당에서 사용하던 서적부터 개화기, 일제강점기, 미 군정기, 1~7차 교육과정기[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미래엔교과서박물관은 교과서 변천사를 통해 우리 교육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국내 유일의 ‘교과서박물관’이다. 서당에서 사용하던 서적부터 개화기, 일제강점기, 미 군정기, 1~7차 교육과정기까지의 교과서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을 찾는 누구나 학창시절 손때 묻은 ‘우리 세대 교과서’를 발견하고는 반가움을 표한다.
박물관은 미래엔 회사 내부에 위치한다. 정문을 통과하면 잘 관리된 푸른 잔디밭과 울창한 가로수가 맞이한다. 박물관 앞마당에는 교과서를 인쇄했던 자동 활판 인쇄기가 서 있다. 녹슨 고철에 불과해 보이지만, 역사를 되짚어보면 퇴직한 노병의 숨결이 스친다.
박물관 내부는 교과서전시관을 비롯한 4개의 관으로 구성됐다. 특히, 교과서전시관은 한글관, 교과서의 어제와 내일, 추억의 교실, 교과서 제작과정 등 다양한 주제의 자료를 상설 전시한다. <동몽선습>, <소학언해>등 옛날 서당에서 배우던 교과서에서 출발해 일제강점기의 <국민예법>, 미 군정기의 <농사짓기>, 1950년대 <전시생활> 등을 통해 시대적 흐름을 확인하고, 굴곡진 한국 역사를 되짚어보게 된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월인천강지곡(국보)>영인본. 세종이 아내인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해 직접 지은 불교 찬가로, 훈민정음 창제 직후 간행된 최초의 한글 활자본이다. ‘용비어천가’와 함께 가장 오래된 국문 시가로 평가된다. 본래 상중하 3권이었으나 현재는 권상과 일부 낙장만 전해지고 있어 희소성이 높은 문헌이니 주의 깊게 바라보자. 해방되던 해인 1945년 11월 조선어학회에서 편찬한 한글 입문 교본인《한글 첫걸음》역시 귀중한 자료다.
교과서 표지만 봐도 시대상이 보인다. 1970년대는 한글 전용으로 바뀌었고, 1975년부터는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등 정책마다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시각장애 학생용으로 나온 점자 교과서나, 시력이 나쁜 아이들을 위한 확대 교과서 등을 보면 우리나라 교과서가 소외된 학생들까지 배려하며 발전해 왔다는 것도 느낀다.
우리나라 교과서뿐 아니라 미국·영국·프랑스·체코·튀니지 등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교과서도 한눈에 관람할 수 있다.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 교과서는 크기와 종이의 질은 다르지만, 기초 과목의 교과서 속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교과서와 공통점이 보인다.
교과서박물관은 ‘나의 학창시절’을 회상하게 만드는 특별함이 있다. 밤새 외우고 되뇌던 시 한 편, 읊조렸던 단어, 익숙한 삽화가 그것. 국내 최초 초등 국어 교과서의 표지 캐릭터의 ‘바둑이와 철수’를 보자마자 관람객은 추억 속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1948년에 철수와 영이(영희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1963년 이후 인수와 순이, 기영이가 등장했다.
시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1960년대의 교실 풍경을 재현한 ‘추억의 교실’ 과 교복의 변천사 전시다. 짝꿍과 선 그어서 넘어오지 말라던 그 시절, 선생님 몰래 양은 도시락을 까먹던 기억까지 소품 하나에 추억 한 보따리다. 요즘 말로 “라떼는 말이야”를 줄곧 말하게 되는 곳이다.
1층 교과서 전시실을 지나 복도를 따라가면 인쇄 기계 전시실이 나온다. 근대 인쇄 기계의 발달사를 한눈에 확인할 장소다. 자모 조각기부터, 활판 인쇄기, 활판 교정기 등 1950년부터 1980년까지 실제 교과서 인쇄에 사용된 기계 30여 종을 만날 수 있다.
오는 9월 30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세 가지 주제의 전시가 열린다. ‘학교 종이 땡땡땡’ 에서는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사용하던 학생 가방과 일기장, 수업 자료들, 타자기, 선생님 지도 교구 등의 다양한 물품을 전시 중이다. 김완기 선생이 교사 생활을 하면서 담은 사진은 추억으로 데려가는 마차다.
교육자료전시관의 ‘삽화여행, 교과서를 그리다’ 전시도 볼거리가 다양하다. 교과서 삽화는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려지는 보조적인 역할이지만 페이지마다 아름다운 삽화를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그래픽 디자인으로 대체되기 전 원화가 가진 독특한 감성을 느껴보자.
또, 1950년~1970년대의 초등학교 교과서 속 놀이문화를 주제로 ‘동무들아, 이리와. 나하고 놀자!’ 전시가 진행 중이다. 제기차기, 딱지치기, 수수깡 모형 만들기 등 옛 교과서 속의 놀이 모습과 놀이의 변화 과정, 함께 불렀던 동요들의 이야기가 전시돼있고, 직접 체험해볼 놀이도 마련돼 있어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모의 관심도 높아지는 공간이다.
세종특별자치시는 박물관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준비가 한창이다. 국립박물관단지의 5개 박물관 중 2023년 12월 문을 연 국립어린이박물관이 첫 출발이다. 도시, 건축, 디자인, 지구 등 체험전시가 가득하다. 특히 지구를 주제로 인류가 만든 도구를 체험할 기획전시실과 지하 1층 디지털아뜰리에 공간이 흥미롭다.
세종에 왔다면 푸른 숲과 정원 길 걸으며 힐링하고 불곰 애교에 저절로 웃음이 나는 곳, 베어트리파크를 놓칠 수 없다. 나무의 수령이 오래돼 햇볕을 적절히 가려준 덕에 한여름에도 양산 없이 걸을 수 있다. 베어트리파크는 송파(松波) 이재연 설립자가 '일구는 즐거움'으로 50여 년 가꾼 비밀의 정원이다. 10만여 평에 달하는 공원은 ‘동·식물이 어우러진 자연의 쉼터’로 귀여운 반달곰과 불곰 100여 마리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도시재생의 대표사업으로 꼽히는 조치원문화정원은 2013 년 정수시설 운영 중지 이후 줄곧 방치되어오던 조치원 옛정수장과 평리 근린공원을 활용해 재탄생한 복합문화공간이다. 특히 1935년에 지어진 조치원정수장 자리에 오픈한 ‘방랑싸롱’카페는 세종의 핫플레이스로도 꼽힌다. 정수장이라는 오래된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조치원이 가진 고유성을 더한 메뉴를 선보인다.
○ 당일여행 : 조치원문화정원 → 미래엔교과서박물관 → 국립어린이박물관 → 세종중앙공원
○ 1박 2일 여행 : 첫날_미래엔교과서박물관 → 국립어린이박물관 → 세종중앙공원 / 둘째날_국립세종수목원 → 대통령기록관 → 조치원문화정원 → 베어트리파크
○ 관련 웹 사이트 - 미래엔교과서박물관 https://www.textbookmuseum.co.kr/index.mrn - 세종시특별자치시 여행정보 https://www.sejong.go.kr/tour/index.do - 국립어린이박물관 https://www.nmcik.or.kr/nmck/sub02/sub020101.do?mId=2012 - 대통령기록관 https://www.pa.go.kr/index.jsp - 조치원문화정원 https://jochiwonlandmark.imweb.me/ - 베어트리파크 http://beartreepark.com
○ 운영정보 : 미래엔교과서박물관 운영시간 전시관 09:30~17:00(화~일요일) / 매주 월요일 휴무 / 무료
○ 문의 - 세종특별자치시 대표전화 044-120 - 미래엔교과서박물관 044-861-3141~5 - 국립어린이박물관 044-251-3000 - 조치원 문화정원 044-862-1620 - 베어트리파크 0507-1414-7971 - 대통령기록관 044-211-2000
○ 주변 볼거리 : 금강수목원, 국립세종도서관, 세종전통시장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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