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 크리스마스 마켓, 스위스 도시 낭만의 절정은 12월

그릴에서 구워낸 소시지부터 화덕에서 갓 구운 빵과 레몬즙을 뿌린 석화까지

이성훈 | 기사입력 2021/12/13 [06:47]

취리히 크리스마스 마켓, 스위스 도시 낭만의 절정은 12월

그릴에서 구워낸 소시지부터 화덕에서 갓 구운 빵과 레몬즙을 뿌린 석화까지

이성훈 | 입력 : 2021/12/13 [06:47]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스위스의 겨울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4주간을 뜻하는 기독교의 ‘대림절(Advent)’과 함께 시작된다. 대림절 기간 동안 성탄을 기다리며 하루에 한 칸씩 열어, 초콜릿을 꺼내어 먹는 ‘어드벤트 캘린더’는 서양인들의 추억 속 따스한 순간임에 틀림없다. 이 4주 동안 스위스의 도시가 일 년 중 가장 낭만적으로 물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마다, 광장마다, 골목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들어서는 기간도 바로 이때다.

 

▲ Zurich  © 스위스 정부관광청

 

취리히는 작심을 하고 겨울빛을 밝힌다. 여기 나도 있어요, 하고 오래된 건물이 빛을 반짝인다. 그 위로 눈이 쌓이면 이 다채롭고 활기찬 도시 위로 정적이 내려앉는다. 뽀드득 소리를 내며 거리를 거니는 취리히 시민들은 이 고요를 한껏 즐기는 표정이다. 고요한 코너를 돌면 어느새 사람들이 북적북적 모인 장터가 등장한다. 글뤼바인 한 잔씩 손에 들고, 사람들은 참 정다운 표정이다. 새하얀 베일을 쓴 듯한 교회 첨탑들도 취리히 야경을 빛내 준다. 취리히 사람들은 이렇게 겨울을 한 아름 마음에 품는다. 

 

▲ Zurich  © 스위스 정부관광청

 

취리히의 겨울은 기차역에서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차를 타고 취리히에 내리면 솔솔 풍겨오는 글뤼바인과 시나몬 향기가 기차에서 내리는 승객들을 반겨준다. 기차역 전체가 크리스마스다. 7천 개가 넘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마스트리는 그 높이가 15m나 되는데, 시선을 사로잡는 설치물이다. 140개 이상의 크리스마스 상점이 역사 내 광장에 가득 들어선다. 

 

▲ Zurich  © 스위스 정부관광청

 

중앙역에서 나오면 취리히에서 가장 오래된 구시가지 크리스마스 장터로 향하면 된다. 니더도르프(Niederdorf)는 중앙역 뒤편에 있는 센트랄(Central)에서 바로 이어진다.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좁다란 골목길에 들어선 다양한 상점이 니더도르프슈트라쎄(Niederdorfstrasse)를 따라 줄지어 이어지다가 히르셴플라츠(Hirschenplatz)와 로젠호프(Rosenhof)처럼 숨겨진 공간으로 뻗어 나간다. 독특한 아이디어의 성탄 선물이 펼쳐지고, 다채로운 모양과 색깔로 신선하게 구워진 쿠키 향과 군밤 냄새, 아몬드 굽는 향내가 퍼진다. 

 

▲ Zurich  © 스위스 정부관광청

 

불 밝힌 리마트 강가를 따라 각자만의 조명을 밝힌 길드 하우스와 역사 깃든 호텔 건물들은 취리히 겨울 야경을 대표하는 풍경이다. 단연코 눈에 띄는 뾰족한 첨탑의 프라우뮌스터도 그중 하나다. 구시가지를 벗어나 리마트 강의 다리 하나를 건너, 프라우뮌스터로 향한다. 여기에서도 크리스마스 장터가 열린다. ‘뮌스터호프(Münsterhof)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불리는데, 프라우뮌스터 옆에 있는 뮌스터호프 광장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 Zurich  © 스위스 정부관광청

 

“취리히 사람들을 위한 취리히 제품”이라는 모토로 열리는 장터답게, 주변 상점과 부티크에서 선보이는 퀄리티 위주의 로컬 제품을 구경할 수 있다. 프라우뮌스터와 전통 길드 하우스가 만들어내는 우아한 분위기 속에서 열리는 뮌스터호프 장터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등장하는 명소다. 생 야콥 베이커리(Bäckerei St. Jakob)에서 정성껏 구운 역사적인 쿠키, 취리히 티륵겔(Zurich Tirggel)부터 취리(Tsüri) 소스와 딜리 양말(DillySocks)까지, 그리고 전통이 깃든 란돌트 아르벤츠(Landolt-Arbenz)에서 만든 필기구까지, 다채로운 선물용품을 이곳 장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장터의 모던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는 취리히의 크리스마스 풍경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로컬 비즈니스와 취리히 브랜드, 하이 퀄리티 제품에 초점을 맞추는 장터다. 컬처 텐트에서는 세련된 콘서트와 낭독회, 어린이 및 성인을 위한 워크숍도 열린다. 뮌스터 호프를 테마로 한 가이드 역사 투어도 운영되고, 잊지 못할 체험이 되어줄 액티비티와 이벤트도 열린다.

 

▲ Zurich  © 스위스 정부관광청

 

강가의 풍경을 즐기며 다시, 기차역방향으로 가다 보면 베르드뮐레플라츠라는 작은 공간이 나온다. 여기까지 가봐야 할 이유는 노래하는 크리스마스트리 때문이다. 베르드뮐레플라츠에서는 노래하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함께 크리스마스 마켓을 만나볼 수 있는데, 독특하게도 매일 콘서트가 펼쳐진다. 다양한 지역의 합창단이 크리스마스 캐럴과 음악을 연주한다. 정해진 프로그램 시간이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하도록 한다. 

 

노래하는 크리스마스 구경을 마쳤다면, 근처에 있는 반호프슈트라쎄로 빠져나온다. 취리히를 대표하는 명품 상점이 즐비한 거리로, 겨울마다 특별한 조명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크리스마스 점등식이 공식적으로 열리는 거리기도 해서 시민들이 기다리는 행사다. 반호프슈트라쎄의 조명 프로젝트에는 이름도 있다. “루시(Lucy)”라는 이름인데, 비틀즈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에서 따왔다. 올해는 11월 25일 오후 6시에 점등식이 예정되어 있다.

 

▲ Zurich  © 스위스 정부관광청

 

새해 1월 1일까지는 매일 밤 조명을 밝히니 이 긴 거리를 언제든 거닐어 보아도 좋지만, 취리히의 명물 트램을 타고 쉬면서 그 풍경을 즐겨봐도 좋다. 반호프슈트라세를 따라 파라데플라츠(Paradeplatz)까지 11,550개의 크리스털 장식이 설치된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다르게 반짝댄다. 반호프슈트라세의 트램선을 따라 에너지 절약 LED 전구 23,100이 밤하늘을 수놓는다. 루시 장식을 운영하는 6주 동안 소비전력은 3,000 와트에 불과하다. TV 시청 30시간에 불과한 전력이다. 반호프슈트라세 협회에 속한 112개의 회원업체에서 이 크리스마스 전구 장식 행사를 후원하고 진행한다. 

 

2번 트램을 타면 반호프슈트라쎄에서 파라데플라츠까지 이어지는 “루시” 프로젝트를 모두 감상하고, 오페라하우스까지 갈 수 있다. 여기에는 아이스 링크가 마련되어 있고, ‘크리스마스 마을’이라는 테마가 있어 특별하다. 취리히의 오페라 하우스 바로 맞은편에 있는 젝세래우텐플라츠(Sechseläutenplatz)에서도 대형 장터가 열린다. ‘크리스마스 마을’이라는 뜻의 바너흐츠도르프(Wienachtsdorf)가 취리히 호숫가에 마련된다.

 

▲ Zurich  © 스위스 정부관광청

 

약 100개의 상점이 오페라 하우스의 화려한 배경 앞에 빼곡하게 들어찬다. 이곳에서는 주로 로컬 디자이너들의 보석을 이례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고, 독특한 아이템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다채로운 먹거리가 있어 로컬들에게 인기다. 퐁뒤 샬레에서 스위스 전통 음식을 맛볼 수도 있고, 인터네셔널한 메뉴를 찾아볼 수도 있다. 광장에는 아이스 링크도 마련되어 있어 로맨틱한 겨울밤을 보내기에 그만이다.

 

▲ Zurich  © 스위스 정부관광청

 

아이스 링크 입장료는 CHF 6, 스케이트 렌탈은 CHF 9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아침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일요일은 8시까지 운영한다. 늦은 밤까지 낭만을 잔뜩 즐겨보기 좋은 곳이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일정의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사전에 확인한다. 스위스정부관광청_자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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