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트레일을 달리는 사람들 이야기 ②

내 몸과 영혼에 대해 더 배워볼 기회 주변에 귀 기울이고, 자연의 품에

이성훈 | 기사입력 2020/04/07 [12:10]

스위스 트레일을 달리는 사람들 이야기 ②

내 몸과 영혼에 대해 더 배워볼 기회 주변에 귀 기울이고, 자연의 품에

이성훈 | 입력 : 2020/04/07 [12:10]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트레일 러너 줄리아 블리스데일(Julia Bleasdale)과의 베르니나 투어(Bernina Tour), 줄리아 블리스데일이 처음으로 고요한 발 로제크(Val Roseg) 계곡을 달리던 날이었다. 눈앞에 로제크 빙하가 펼쳐지고, 아래로는 수정처럼 맑은 호수 레이 드 바드레(Lej de Vadret)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마침내 그녀를 품에 안아줄 장소를 찾은 것만 같았다. 그때부터 엥가딘(Engadin) 계곡에 사는 꿈을 이루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줄리아가 매일 달릴 수 있는 완벽한 곳을 찾아낸 것이다.

 

▲ BerninaTour

 

베르니나(Bernina) 산맥은 동부 알프스 중앙에 자리한 산맥으로, 가장 높은 봉우리는 피츠 베르니나(Piz Bernina)다. 그라우뷘덴(Graubunden) 주에서 4,000m를 넘는 유일한 봉우리다. 산에 대한 줄리아의 열정은 꽤 어린 나이에 시작되었는데, 하이킹을 즐겼던 부모님 덕분이다. 바바리아 출신의 어머니와 잉글랜드 출신의 아버지는 심지어 산 정상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분들이다.

 

7세 때 이미 줄리아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하이킹을 하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경쟁적인 기질뿐만 아니라, 조급함과 호기심으로 가득해 구석구석에 무엇이 있는지 찾아봐야만 하는 성격 때문이기도 했다. 언제나 항상 움직여야만 하는 근성 역시 큰 영향을 주었는데, 이 모든 것이 줄리아로 하여금 고향 런던에서 10세 때 달리기 경력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육상 5,000미터 및 10,000미터를 달리기도 했던 그녀다.

 

▲ BerninaTour 

 

줄리아가 처음으로 엥가딘에 온 것은 고도 훈련을 위해서였는데, 이곳의 기후와 지리에 금세 반하고 말았다. 언제나 찾아 헤매던 도전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그녀 인생에 대단한 영향을 준 것은 바로 발 로제크에서 느낀 집에 돌아온 듯한 강렬한 기분이었다. 이곳이 바로 원하던 곳이라 느꼈다.

 

2016년 줄리아가 엥가딘의 폰트레지나(Pontresina)로 이사했을 때, 그녀는 찾을 수 있는 모든 트레일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지도의 도움을 받아 루트를 계획하고 열정을 다해 달리며 새로운 트레일을 탐험하는 데 매료되고 말았다. 이런 방식으로 그녀는 다채로움으로 가득한 이 지역에 점차 익숙해졌다.

 

▲ BerninaTour 

 

폰트레지나로 이사를 한 뒤, 그녀는 베르니나 산맥에 자꾸 이끌리는 기분이었고, 지도를 보며 어떤 트레일을 아직 달려보지 못했는지 자꾸 찾아보게 되었다. 이런 방식으로 그녀는 베르니나 투어를 찬찬히 정복했다. 그녀는 곧 발 포스키아보(Val Poschiavo), 디아볼레짜(Diavolezza) 같은 새로운 계곡과 웅장한 디아볼레짜 빙하, 엥가딘 산정 호수로 점쳐진 감동적인 푸오르클라 수를레이(Fuorcla Surlej), 매력적인 엥가딘 마을 그레바살바스(Grevasalvas)에 익숙해졌다. 

 

퍼즐 조각 같은 투어를 모두 함께 모아 놓으니, 베르니나 산맥을 돌아 달리는 코스를 완주할 수 있었다. 줄리아에게 트레일 러닝은 순수한 스포츠적 시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도전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는 과정은 그녀의 신체와 영혼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기회를 선사해 준다. “시간을 재는 것을 멈추고, 내 몸이 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죠.” 줄리아가 말한다.

 

▲ AlpGruem  

 

트레일 러닝은 자신의 한계를 테스트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주변을 훨씬 더 많이 인식하고 그저 그 순간을 오롯이 만끽하는 데 있다. 단순히 말하자면 그냥 스위치를 끄고, 웅덩이와 커다란 바위 위로 뛰어오르는 것이다. 다람쥐를 구경하려고 다시 잠깐 멈출 때까지 말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진정 진짜로 완벽해질 때…

 

그것은 줄리아 앞에 플래틀리(Plattli)”가 놓일 때다. 이 지역에서 만든 치즈와 햄, 살라미를 전형적인 나무 접시 위에 올려놓은 메뉴다. 와인 한 잔과 함께라면, 만세다!  줄리에는 엥가딘에서 완벽한 트레일 러닝을 찾아볼 수 있다. 굉장히 컴팩트한 장소에 자연이 베풀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빙하와 웅장한 산세, 고요한 시골 풍경과 아름다운 호수들. 이 모든 것이 빛나는 사계절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베르니나 투어는 폰트레지나에서 시작해 다시 폰트레지나로 돌아오는 코스로, 오르막은 6,553m, 내리막은 6,551m다. 총 길이는 134km로, 5에서 7구간으로 나누어 달릴 수 있다. 기술 난이도는 보통이지만 체력 소모도는 높다. 스위스 정부관광청_정보제공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국내여행
저수지에 깃든 삶과 향수를 느낄수 있는 제천 의림지역사박물관
1/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