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하면서도 담백한 남원 운봉 지리산 흑돼지

광한루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 이야기

이성훈 | 기사입력 2019/01/09 [06:11]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남원 운봉 지리산 흑돼지

광한루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 이야기

이성훈 | 입력 : 2019/01/09 [06:11]

전라북도 남원 하면 반사적으로 춘향전이 떠오른다. 광한루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 이야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안다. 하지만 춘향전과 광한루를 빼면 우리가 남원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그러고 보니 추어탕도 있다. 어느 도시에 가나 남원 간판을 단 추어탕집이 눈에 띈다. 그만큼 유명하다.

▲ 붉은빛의 흑돼지돼지


그렇다면 흑돼지는?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인 돼지 삼겹살, 그중에도 흑돼지 삼겹살이 가장 맛있다. 시장이나 마트 정육 코너에서 10~20% 비싸게 팔린다. 프리미엄이라는 말이다. 남원시는 흑돼지를 집중적으로 홍보한다. 남원을 여행하다 보면 추어탕 다음으로 많이 보이는 식당이 흑돼지 간판을 단 집이다.

▲ 남원 흑돼지를 맛볼 수 있는 지리산고원흑돈유통센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여행하는 재미의 반, 아니 그 이상은 식도락이다. 아무리 멋진 풍경을 만나도 맛없는 음식을 먹는 순간, 여행지가 그리 좋은 인상으로 남지 않는다. 남원에 왔다면 일단 흑돼지를 맛보고 여정을 떠나자.광주대구고속도로 지리산 IC로 빠져나오면 길 양쪽에 흑돼지고기를 내는 집이 여럿 보인다.

▲ 흑돼지 모듬 구이


이 가운데 한 식당은 버크셔종 흑돼지고기를 내놓는 곳으로 유명하다. 서울에서도 버크셔종으로 끓인 돼지국밥집이 인기다. 모둠구이를 주문하니 삼겹살과 목살, 앞다리, 항정살, 가브리살, 갈매기살이 담긴 쟁반이 나온다. 직원이 설명한다. 고기가 부드러워 목살에 칼집을 낼 필요가 없어요. 이 칼집은 보기 좋으라고 낸 겁니다. 백돼지는 150~180일 키워서 도축합니다. 출하할 때 90kg 정도죠. 100kg이 넘으면 등 쪽 지방이 너무 두꺼워 상품 가치가 떨어집니다. 흑돼지는 200일 이상 지나야 그 크기가 나와요. 비쌀 수밖에 없다.

 

▲ 두툼한 흑돼지 삼겹살  


붉은색이던 고기가 노릇하게 익어간다. 지글거리는 소리가 나고 기름이 흘러나온다. 흑돼지는 백돼지와 달리 기름이 투명합니다. 연구 결과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오리고기보다 많다고 하더라구요. 고기가 어느 정도 익자 직원이 권한다. 조금 덜 익어도 됩니다. 쇠고기를 미디엄으로 익혀 먹잖아요. 그보다 살짝 더 익히면 됩니다. 흑돼지고기는 완전히 익히지 말고, 적당히 붉은빛이 돌 때 먹으면 더 맛있다. 흑돼지고기는 포도당과 유리아미노산이 다른 돼지고기보다 풍부한데, 완전히 익히면 이 감칠맛이 사라진다.

▲ 남원을 대표하는 음식 흑돼지  


앞다리와 뒷다리도 쫄깃하다. 이 부위는 질기고 푸석푸석해 대부분 찌개용으로 팔리지만, 흑돼지 다리는 구이용으로 판매된다. 다른 돼지고기보다 근섬유가 가늘고 촘촘히 박혀 더 부드럽다 는 것이 직원의 설명이다. 수육을 만들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육질이 부드러워 일반 돼지고기처럼 삶으면 살이 흐물흐물해진다. 조금 덜 삶는 것이 요령이다.

▲ 흑돼지 목살    


버크셔종으로 생햄도 만든다. 생햄은 스페인의 전통 음식 하몽이라고 보면 된다. 운봉읍 화수리에 하몽과 살라미를 만드는 곳이 있다. 돼지 몸무게의 30%를 차지하는 뒷다리. 후지라 불리는 이 살은 두루치기나 찌개에 넣는 싼 부위지만, 2년 정도 숙성을 거치면 최고급 식재료로 다시 태어난다. 짭짤하면서도 은근한 풍미에 자꾸 손이 간다.

▲ 흑돼지 생햄 숙성고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늦가을에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인다. 이때 250~300일 되어 150kg 정도 나가는 암퇘지만 쓴다. 수퇘지는 살짝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천일염으로 한 달 정도 절인 뒤에는 깨끗이 씻어 염도를 낮춘다.

▲ 안주로도 좋은 흑돼지 생햄    


겨울에 온도 12℃, 습도 75~85%를 유지해야 풍미가 제대로 산다. 봄이 되고 기온이 20℃ 정도로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발효가 시작된다. “돼지 지방을 녹여 겉에 바르는 작업도 중요해요. 너무 빨리 건조하면 껍데기가 딱딱해지고 속은 마르지 않기 때문이죠.” 생햄을 만드는 솔향기 오인숙 대표의 설명이다. 이곳에서 만든 생햄은 다리 하나가 7kg으로 70만 원 선이다. 70g에 2만 3000원 정도에 팔린다.

▲ 광한루원의 저녁  


맛있는 흑돼지고기로 배가 부르면 본격적인 남원 여행에 나서보자. 남원에서 첫손에 꼽히는 명소는 광한루원이다. 요천 변에 자리한 광한루원은 광한루라는 누각과 연못, 그 연못 한가운데 있는 세 섬과 오작교 등으로 구성된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누원(樓園)이다. 1419년 황희 정승이 남원에 유배됐을 때 지은 광통루라는 누각이 시작. 이후 1444년(세종 26)에 하동 부원군 정인지가 광한루라 부르면서 지금까지 그 이름이 이어진다.

▲ 춘향테마파크  


광한루원 건너편에 춘향테마파크가 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 촬영세트장을 비롯해 만남의장, 맹약의장, 축제의장 등 춘향전을 테마별로 재현했다. 1km 남짓한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몽룡의 말고삐를 부여잡고 애원하는 춘향, 변 사또의 수청을 거부해 동헌에서 고초를 당하는 춘향, 방망이 들고 뛰는 포졸 등 다양한 조형물이 있다.

▲ 춘향테마파크의 이몽룡성춘향    


산내면에 자리한 실상사에도 꼭 들러보자. 통일신라 때인 828년(흥덕왕 3)에 창건한 절집으로, 겨울의 고즈넉한 정취를 느끼며 마음을 가다듬기에 좋다. 절에 들어서기 전에 석장승을 만난다. 만수천 해탈교 양쪽에 선 석장승 얼굴이 익살스럽고 해학적이다.

▲ 남원을 대표하는 사찰 실상사  


추어탕은 흑돼지와 함께 남원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우리나라 어느 곳에 가도 추어탕집은 남원이라는 간판을 단 경우가 많다. 그만큼 남원 추어탕의 맛을 높이 친다는 말일 게다. 광한루에서 국도17호선을 따라 곡성 방면으로 향하다 보면 2km 남짓한 도로변이 추어탕집으로 빼곡하다.

▲ 춘향테마파크 내에 자리한 남원향토박물관  


추어탕은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끓이는 음식이지만, 남원의 추어탕이 가장 대중적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토종 미꾸라지와 정성스럽게 말린 우거지 등 좋은 재료와 남도의 손맛이 어우러진 남원 추어탕은 맛의 명작이라고 부를 만하다.

▲ 추어탕 정식  


추어탕은 먹기 전에 산초 가루를 넣는다. 코가 먼저 맛을 느낀다. 들깨의 고소함과 미꾸라지의 구수함에 산초 가루의 톡 쏘는 향기가 가세한다. 추어탕을 먹다 보면 연신 땀이 흐르는데 속은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양식이나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요즘 사람은 촌스러운 맛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 맛에서 예전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푸근함이 느껴진다.

 

▲ 추어튀김


○ 당일여행 : 지리산고원흑돈유통센타→실상사

 

○ 1박 2일 여행 : 첫날_지리산고원흑돈유통센타→실상사 / 둘째날_광한루원→춘향테마파크→남원추어탕거리

 

○ 관련 웹 사이트
 - 함께떠나요! 남원여행(남원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www.namwon.go.kr/tour/index.do
 - 실상사 www.silsangsa.or.kr

 

○ 문의
- 남원시청 문화관광과 063-620-6161
- 광한루원 063-625-4861
- 춘향테마파크 063-620-5799
- 실상사 063-636-3031
- 남원시종합관광안내센터 063-632-1330


○ 잠자리
 - 지리산칸호텔 : 산내면 지리산로, 063-626-2114
 - 그린피아모텔 : 주천면 제바위길, 063-636-7200
 - 남원자연휴양림 : 남원시 보산로, 063-633-5333, www.namwonhuyang.co.kr/default
 
○ 먹거리
 - 지리산고원흑돈유통센타 : 흑돼지 모둠구이, 아영면 인월장터로, 063-625-3663
 - 부산집 : 추어탕, 남원시 요천로, 063-632-7823
 - 새집추어탕 : 추어탕, 남원시 천거길, 063-625-2443
 - 심원첫집 : 산채정식, 남원시 모정길, 063-632-5475


○ 주변 볼거리 : 남원 만복사지, 국악의성지 등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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