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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으로 떠나는 문화여행, 대구 물레책방 ①

독립 출판물을 소개하는 독립 서점부터 역사와 과학 등

이성훈 | 기사입력 2018/10/28 [05:10]

헌책방으로 떠나는 문화여행, 대구 물레책방 ①

독립 출판물을 소개하는 독립 서점부터 역사와 과학 등

이성훈 | 입력 : 2018/10/28 [05:10]

책 읽는 맛을 알려주는 동네 서점이 늘고 있다. 독립 출판물을 소개하는 독립 서점부터 역사와 과학 등 전문 서적을 취급하는 전문 서점, 손때 묻은 책을 다루는 헌책방까지 다양하다. 책방지기가 추천한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스르르 동네 서점의 매력에 빠진다. 수성구에 있는 물레책방은 대구 동네 서점의 터줏대감 이다.

▲ 물레책방 지기가 추천하는 책들을 모아놓은 책상    


2010년 4월 23일 세계책의날에 문을 연 물레책방은 책을 통해 문화를 나누는 공간이다. 헌책방이지만 수험서나 일반 잡지는 찾아볼 수 없다. 책방지기의 주요 관심사인 인문학, 사회과학 책이 가득하다. 책방지기가 직접 발품을 팔아 모은 책도 상당수다. 책방에 들어서면 책방지기가 추천한 책이 보기 좋게 펼쳐졌다.

▲ 대구의 대표적인 동네서점, 물레책방 입구    


책방을 한 바퀴 돌다 보면 《녹색평론》 수십 권이 눈에 띈다. 녹색평론 은 공생적 문화가 유지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창간된 잡지로, 물레책방과 인연이 깊다. 물레책방 자리에 있던 녹색평론 사무실이 2010년 서울로 옮기면서 장우석 대표가 이곳에 헌책방을 꾸몄다.

▲ 물레책방에서 열린 청소년 토론회 _ 물레책방    


물레라는 이름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물레가 돌면서 순환하듯 책이 순환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장 대표의 의지가 담겼다. 장 대표는 간디의 물레 에서 가져온 이름입니다. 제가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는데, 물레가 영화필름을 담는 통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라고 설명했다.

▲ 녹색평론과 인연이 깊은 물레책방  


물레책방에서 장 대표의 취향이 엿보이는 서가가 있다. 누구나 와서 볼 수 있도록 판매하지 않는 책을 모아놓은 공유 서가다. 책방을 시작할 무렵, 무소유가 법정 스님의 의지와 상관없이 비정상적인 값에 거래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눔과 공유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 영화감독이자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장우석 대표  


공유 서가에는 장 대표가 아끼는 책이 어깨동무하고 있다.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 눈길을 끈다. 한 권이 아니다. 제목이 같지만 표지가 다른 책이 판본별로 꽂혔다. 권정생 작가의 대표작, 몽실 언니도 여러 판본이 있다. 아끼는 책을 한 권 한 권 모은 책방지기의 정성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 책방지기의 취향이 담겨있는 헌책들  


대구 지역 출판물에 관심이 있다면, 물레서점은 필수 코스다. 대구 출신 문인이 쓴 책과 대구 지역 출판사에서 낸 책을 모아놓은 서가가 따로 있다. 장 대표는 기형도 시인은 대구를 시인들만 우글거리는 신비한 도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며  이 서가를 보는 분들이 대구에 작가가 이렇게 많으냐 며 놀란다. 내가 사는 도시를 다시 보게 만드는 것도 공간의 힘 이라고 말한다.

▲ 아끼는 책은 각기 다른 판본을 함께 모은다. 조세희 작가의 '난쏘공'의 여러 버전    


물레책방이 소장한 책은 약 3만 권. 무거운 책을 지탱할 수 있도록 책장을 만들 때도 심혈을 기울였다. 한옥을 짓는 방식으로 기둥을 세우고, 못을 사용하는 대신 나무와 나무를 끼워 맞췄다. 책장과 벽 사이에는 공간을 넉넉히 두어, 책에 습기가 차는 문제를 방지했다. 자그마한 바퀴가 달린 책장도 있다. 문화 행사를 진행할 때 공간을 재배치하기 위한 아이디어다.

▲ 물레책방에서 책을 보고 있는 여행자  


물레책방은 겉은 서점이지만, 속은 복합 문화 공간이다. 저자와 진행하는 북 콘서트는 물론, 지역 청소년이 토론회를 펼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장우석 대표가 직접 고른 다큐멘터리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 세월호 이야기를 다룬 다이빙벨, 커피 트럭으로 여행하는 이담 작가의 여정을 담은 바람커피로드 등 대형 극장에서 보기 힘든 영화를 소개해왔다.

▲ 간송 전형필의 저자와 함께한 문화행사    


지난 9월에는 대구미술관 간송특별전 조선회화명품전에 맞춰 간송 전형필 의 저자 이충렬 작가와 함께 간송의 우리 문화재 수집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장 대표는 처음부터 지역의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요즘은 저자나 예술인이 먼저 연락을 주기도 한다. 앞으로도 책을 중심으로 특별한 프로젝트를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은 수성못    


물레책방에서 진행하는 행사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유료 행사도 있지만, 대다수 행사는 헌책 한 권이면 된다. 행사 때 모은 책은 필요한 기관에 기증해서 책이 다시 순환하게 한다. 헌책방에서 나만의 취향을 차분하게 찾고 싶다면,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일요일 휴무) 사이에 들르자. 문화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면 물레책방 SNS(www.facebook.com/mulaebookstore)에서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 시인 이상화를 그리는 상화동산    


물레책방이 자리한 수성구에는 대구의 문화와 역사를 품은 명소가 많다. 먼저 찾을 곳은 도심 속 호수로 사랑받는 수성못이다.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조성한 인공 연못으로, 2013년 생태 복원 사업을 통해 재탄생했다. 호수를 둘러싸고 산책로가 2km 정도 이어지며, 호수 가운데 앙증맞은 둥지섬이 있다.

▲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밤이면 은은한 조명이 깔려 낭만적이고, 주말에는 지역 예술가의 버스킹 명소로 변신한다. 수성못에서 챙겨 봐야 할 곳이 시문학거리와 상화동산이다. 수성들이 있는 수성못 부근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적 상상의 모태가 된 공간이다. 시문학거리를 걸으며 시 한 수 읊어도 좋다.

▲ 들안길 먹거리타운. 가로수에 번호가 있어 식당을 찾기 쉽다    


수성못관광안내소에는 이상화 시인의 시집이 있는 북카페도 소박하게 마련되었다. 도시 위를 달리는 하늘 열차로 알려진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수성못을 지난다. 접근성이 좋아 데이트 장소로 인기다.

▲ 대구미술의 중심 대구미술관    


수성못 앞에는 대구의 별미가 모인 들안길먹거리타운이 있다. 들안길은 수성들 가운데 길이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1980년대 후반 시내 중심가에 있던 식당들이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먹거리타운이 형성됐다. T 자형 거리에 150여 개 식당이 식객을 유혹한다. 식당 앞 가로등에 번호판이 붙은 게 특이하다. 이 번호를 보면 식당을 찾기 쉽다.

▲ 대구미술의 중심 대구미술관


수성구 여행에서 빠뜨리면 안 될 곳이 대구미술관이다. 대덕산 아래 웅장하게 세워진 대구미술관은 대구 미술의 중심이다.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곳이지만, 자연에 파묻혀 멋진 풍광을 뽐낸다. 올해 김환기전과 간송특별전 조선회화명품전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12월 16일까지 제18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전 최민화 : 천 개의 우회전이 열린다.

▲ 고모역의 추억과 역사를 품고 있는 고모플랫폼 208    


다음 목적지는 지난 8월 1일 문을 연 고모플랫폼208이다. 고모역을 새롭게 단장해 고모역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조성했다. 1925년 개통한 고모역은 일제강점기 징병 가는 아들과 어머니가 이별한 곳으로, 시대의 애환과 사연이 담겼다.

▲ 고모역의 추억과 역사를 품고 있는 고모플랫폼 208  


고모역의 역사를 담은 전시관 옆에는 고모역을 소재로 한 퍼즐 맞추기, 스탬프 찍기, 엽서 꾸미기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다. 추억을 간직한 어른을 위해 비 내리는 고모령을 들어보는 코너도 마련되었다.

▲ 고모역의 추억과 역사를 품고 있는 고모플랫폼 208    


고모플랫폼208 근처에 영남제일관이 자리한다. 영남제일관은 대구읍성의 남문으로, 원래 약령시 진골목 부근에 있었다. 읍성이 철거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가, 1980년 망우당공원으로 이전·복원했다. 망우당공원은 임진왜란 때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곽재우의 공을 기리기 위해 만든 곳으로, 넓고 푸른 잔디밭이 조성되어 나들이 장소로 사랑받는다. 밤에는 영남제일관에 조명이 들어와 아름답다.

 

▲ 망우당공원에 복원한 영남제일관    


○ 당일여행 : 물레책방→수성못→들안길먹거리타운→고모플랫폼208→영남제일관

 

○ 1박 2일 여행 : 첫날_물레책방→수성못→들안길먹거리타운 / 둘째날_대구미술관→고모플랫폼208→영남제일관


○ 관련 웹 사이트
 - 대구관광안내(대구광역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daegu.go.kr
 - 대구관광정보센터 www.daegutour.or.kr
 - 수성문화관광(수성구 문화관광 홈페이지) www.suseong.kr/tour
 - 물레책방 www.facebook.com/mulaebookstore
 - 대구미술관 www.daeguartmuseum.org
 - 들안길먹거리타운 www.matgil.com


○ 문의
 - 대구관광정보센터 053-627-8986
 - 수성구청 관광과 053-666-4911
 - 물레책방 053-753-0423
 - 대구미술관 053-803-7900
 - 고모플랫폼208(수성구청 문화체육과) 053-666-2173


○ 잠자리
 - 호텔수성 : 수성구 용학로, 1899-1001, www.hotelsusung.co.kr (베니키아)
 - 호텔인터불고 대구 : 수성구 팔현길, 053-602-7114, www.hotel-interburgo-daegu.com
 - 대구그랜드호텔 : 수성구 동대구로, 053-742-0001, www.daegugrand.co.kr
 - 마이더스호텔 : 수성구 상록로, 053-752-6270


○ 먹거리
 - 미성복어불고기 들안길 본점 : 복어불고기·복어탕, 수성구 들안로, 053-767-8877
 - 하양농장한우촌 : 한우육개장·한우불고기, 수성구 들안로16길, 053-743-3870
 - 창해물회 : 물회, 수성구 무학로, 053-761-2900
 - 윤옥연할매떡볶이 본점 : 떡볶이·만두, 수성구 들안로77길, 053-756-7597


○ 주변 볼거리 : 국립대구박물관, 모명재, 수성아트피아, 대구스타디움, 범어대성당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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