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대 왕실 사찰로 떠나는 시간여행, 양주 회암사지

전혀 다른 세상과 그곳에 산 사람, 그들의 꿈을 만나는 독특한

이성훈 | 기사입력 2016/02/27 [18:19]

조선 최대 왕실 사찰로 떠나는 시간여행, 양주 회암사지

전혀 다른 세상과 그곳에 산 사람, 그들의 꿈을 만나는 독특한

이성훈 | 입력 : 2016/02/27 [18:19]

한때 번성했으나 어느새 절집도 스님도 사라지고, 세월이 흘러 주춧돌과 유물만으로 존재를 증명하는 옛 절터. 폐사지를 떠올리면 어쩐지 쓸쓸하다. 폐사지를 찾아가는 여행은 시간을 거슬러 전혀 다른 세상과 그곳에 산 사람, 그들의 꿈을 만나는 독특한 경험이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회암사지의 풍경  



경기 북부의 유서 깊은 고장 양주에는 고려 중기에 지어져 조선 중기에 폐사된 것으로 추측되는 회암사지가 있다. 창건 연대도, 언제 어떻게 폐사되었는지도 정확히 알려진 바 없지만 관련 기록과 건축양식, 출토 유물로 미루어 조선 최대의 왕실 사찰이었으리라 짐작한다.

 

▲ 회암사지 당간지주    



조선은 유교를 통치 이념으로 삼은 국가이다 보니 유생들의 반발이 거셌지만, 회암사는 왕실의 후원을 받으며 오랫동안 위세를 떨쳤다. 특히 태조 이성계는 스승으로 모시던 무학대사를 회암사 주지로 보내고 자주 찾았으며, 왕위에서 물러난 뒤 이곳에 머무르며 수행하기도 했다고 알려진다.

▲ 양주 회암사 지공선사부도비, 지공선사부도 및 석등 


회암사 창건 시기를 고려 중기로 보는 근거는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이다. 조선 성종 때 간행된 지리지 《동국여지승람》 권2에는 고려 명종 4년(1174) 금나라 사신이 회암사에 다녀갔다고 나온다. 한편 이색의 《목은집》에 실린 천보산회암사수조기에는 회암사의 건물 구조와 배치 상황이 자세히 묘사되었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회암사는 건물이 260여 채에 달하는 사찰이었다.

▲ 양주 회암사지 무학대사탑과 쌍사자석등     


아쉽게도 회암사지는 발굴 조사 중이라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대신 넓은 절터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와 박물관에서 절의 규모와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속속들이 볼 수 있다. 회암사지박물관 1층에는 천보산회암사수조기를 바탕으로 복원한 회암사 모형이 있다. 이 모형과 재미있는 영상으로 회암사의 역사와 가치를 알기 쉽게 보여준다.

▲ 나옹선사를 기리는 회암사지 선각왕사비(모조비). 뒤는 화재로 소실돼 받침돌만 남은 원래의 비    



사찰 건축양식을 따르면서도 정치적인 공간을 결합한 건물 배치는 회암사를 왕실 사찰로 보는 증거 중 하나다. 남북으로 층층이 단이 있고 남쪽에 회랑을 둔 점은 고려 시대 궁궐 건축양식과 같다. 또 남북 축을 중심으로 좌우대칭이 되도록 건물을 배치하되, 가장 북쪽의 정청과 동방장, 서방장은 궁궐의 편전과 침전 형식을 적용했다.

▲ 나옹선사 부도 및 석등    



보광전을 포함한 주요 건물 앞에는 의식과 경연 공간인 월대가 조성되었는데, 이는 경복궁 근정전이나 창덕궁 인정전 같은 궁궐의 중심 건물에서 볼 수 있는 양식이다.
발굴된 유물 중에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는 것이 많다.

▲ 회암사지박물관 전경   



보광전 주변에서 출토된 청동금탁에는 태조 3년(1394) 조선 국왕과 왕현비, 세자 등 왕실 인물이 회암사 불사를 후원한다는 명문이 새겨졌다. 또 궁궐 지붕에 올리던 토수나 잡상 같은 장식 기와, 불교와 무관한 용이나 봉황이 새겨진 기와, 궁궐이나 왕실 원찰 일부 건물에 사용된 청기와, 왕실용 백자 등이 회암사와 조선 왕실의 관련성을 말해준다.

▲ 회암사지 출토유물-잡상    



회암사지 뒤로 산길을 조금 오르면 중요한 문화재 여러 점을 만난다. 회암사와 인연이 깊은 지공선사, 나옹선사, 무학대사의 부도와 석등이다. 지공선사는 인도 출신으로 고려를 방문해 불교 사상을 전파했고, 나옹선사는 스승 지공의 당부에 따라 회암사를 대대적으로 중창했으며, 나옹의 제자이자 태조 이성계의 스승인 무학대사는 회암사 주지를 지냈다.

▲ 정조가 활을 쏘았던 곳을 기념하는 어사대비    



회암사지 답사는 전망대, 부도와 석등, 박물관 순으로 해도 좋고, 박물관을 관람한 뒤 나머지를 봐도 괜찮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유아와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박물관의 교육·체험·전시 프로그램이 유익하다.

▲ 양주관아지에 복원된 동헌 건물의 모습  



회암사지와 연계해 가볼 만한 곳으로 양주관아지(경기도기념물 167호)와 조명박물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장흥아트파크, 청암민속박물관을 추천한다. 양주관아는 1506년(중종 1)에 설치돼 417년간 양주목을 관할한 행정관청이다.

▲ 청암민속박물관의 실내   



동헌, 객사, 군사시설 등 수십 개 시설이 있었으나 모두 소실되었고, 동헌 자리로 추정되는 곳에 정면 7칸, 측면 4칸 건물이 복원되었다. 뒤로는 정조가 광릉 행차 길에 활을 쏜 곳을 기념하는 어사대비(경기도유형문화재 82호)가 있다.

▲ 필룩스조명박물관 전시실     



빛과 관련된 시대별·국가별 유물 2만여 점을 소장한 조명박물관은 다양한 전시와 교육·체험 프로그램으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인기다. 유럽의 앤티크 조명을 포함, 진귀한 전시품이 많다. 어린아이 그림처럼 단순하고 순수한 장욱진 화백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예술적인 건물로도 유명하다. 중정과 각각의 방으로 구성된 미술관은 2014년 김수근 건축상을 수상했다.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전시실의 실내     



장흥아트파크는 전시장과 조각공원, 어린이미술관, 공연장, 카페 등을 갖춘 복합 문화시설로 온 가족이 즐기기에 적당하다. 청암민속박물관에는 옛사람이 쓰던 생활용품부터 서당, 약방, 대장간 등 이제 찾아보기 힘들거나 사라져가는 것이 한자리에 모였다.

▲ 장흥아트파크 피카소 어린이미술관     



○ 당일여행 : 회암사지전망대→회암사지부도탑→회암사지박물관→조명박물관→장흥아트파크→청암민속박물관

○ 1박 2일 여행 :
첫날_회암사지전망대→회암사지부도탑→회암사지박물관→양주관아지→조명박물관 /  둘째 날_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장흥아트파크→청암민속박물관

○ 관련 웹사이트

 - 양주 문화관광 http://tour.yangju.go.kr
 - 회암사지박물관 http://museum.yangju.go.kr
 - 조명박물관 www.lighting-museum.com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http://changucchin.yangju.go.kr
 - 장흥아트파크 www.artpark.co.kr
 - 청암민속박물관 www.cheong-am.co.kr


○ 문의

 - 양주시청 문화관광과 031-8082-5664
 - 회암사지박물관 031-8082-4187
 - 조명박물관 070-7780-8911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031-8082-4245
 - 장흥아트파크 031-877-0500
 - 청암민속박물관 031-855-5100


○ 잠자리

 - 미술관옆캠핑장 : 장흥면 권율로, 031-828-9881, http://yjfmc.or.kr
 -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 : 백석읍 기산로, 031-871-2796, www.huyang.go.kr
 - 레마르크펜션 : 장흥면 권율로309번길, 031-855-2714, www.remarque.co.kr
 - 아트시티펜션 : 장흥면 권율로309번길, 031-829-3226, www.artcityps.com


○ 먹거리

 - 댓돌 : 곤드레밥·한정식, 양주시 화합로, 031-866-8367
 - 피자성효인방 : 화덕피자·스파게티, 장흥면 권율로, 031-855-5100
 - 탈마당 : 콩나물떡볶이·감자전, 장흥면 권율로, 031-855-5979
 - 토속마당 : 청국장·두부전골·오리백숙, 장흥면 권율로, 031-855-8180
 - 조선곰탕 : 도가니탕·꼬리찜·모둠수육, 양주시 덕정14길, 031-857-1445


○ 주변 볼거리 :
장흥자생수목원, 송암스페이스센터, 권율장군묘, 일영허브랜드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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